
아이들 키우는 스님을 기억하십니까
5년새 아이들은 자라난 키만큼 꿈도 마음도 성장해
“많이 컸지요, 처음 당진시대에 소개됐을 때가 이 녀석들을 만난 지 1년 정도 됐을 때니까요. 초등학교 2학년이던 큰 애가 벌써 중학생이 됐어요. 둘째 수민이는 전교 부회장이에요.”
보각스님이 자리에 앉기가 무섭게 자식 자랑을 쏟아낸다. 어디 내 배 아파 낳은 내 핏줄이어야만 자식인가, 세 아이가 연이어 부모의 품을 떠나 스님에게 맡겨진 지 벌써 7년. 그간 스님은 아비의 마음으로 아이들을 내 피붙이 마냥 끌어안고 부처님 가르침에 어긋나지 않게 길러내느라 시름해 왔다. 혼자 사는 것에 익숙한 수행자에게 아이를 키우는 일은 하나부터 열까지 쉬운 일이 없었다. 간혹 주변의 곱지 않은 시선들과 가슴 아픈 말들로 상처받기도 했더랬다. 허나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바르게 커나가는 모습을 지켜볼 때마다 함께 하길 잘했다 싶었다.
“기죽이지 않고 당당하게 키우기 위해서 항상 목표를 갖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었어요. 작은 일에도 항상 아이와 함께 목표를 정하고 아이가 스스로 목표를 달성했을 때 원하는 것을 들어주었죠.”
해가 더할 수록 밝게 자라는 아이들 덕분에 우려하던 주변의 목소리는 잦아들었다. 허나 단독 세대주로 등록돼 있는 아이들은 의료보험을 비롯해 법적인 절차가 필요한 일에 있어서는 여전히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몇해 전 막내 승호가 교통사고를 당해 발등에 큰 흉터가 생겼지만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는 없었다. 스님은 실질적인 아이들의 보호자이지만 법적인 절차에 부딪힐 때마다 마음만큼 해줄 수 없는 것이 늘 답답하고 속상하다.
스님은 아이들에게 늘 “너희들의 능력껏,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회에 보탬이 되는 사람이 되라”고 가르친다.
승호의 꿈은 과학이나 수학을 공부하는 학자가 되는 것이다. 또 대학은 영문과에 가고 싶기도 하다. 수민이는 하고픈 게 너무 많아 무엇이 되어야 할 지 고민이다. 허나 승호는 줄곧 ‘스님’이 되겠단다. 처음 보각스님께 올 때부터 지금까지 쭉 한결 같단다.
스님은 한주, 수민이, 승호에게 새로운 인연이 생길 때까지 평생이라도 함께 할 생각이다. 보각스님은 말한다. 가족이란 그런 것 아니겠냐고, 부모란 아이가 스스로 독립해 설 수 있을 때까지 뒤에서 돌봐주는 것이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