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원마을이 조성될 사업예정지. 그 뒤로 보이는 산이 아미산 정상이다. 
▲ 전원마을이 조성될 사업예정지. 그 뒤로 보이는 산이 아미산 정상이다. 

수리부엉이 등 보호조수 생태계 파괴 위험

현 주민보다 더 많은 66세대 입주계획, 각종 환경오염·공동체 분열 우려

대규모 전원마을 조성사업으로 인해 아미산 자락 야산 하나가 통째로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이로 인해 아미산에 서식하는 천연기념물 수리부엉이, 소쩍새 등을 비롯한 동식물과 사업지에 군락을 이루고 있는 상수리나무, 소나무 등 총 3천여주의 수목이 훼손될 처지다.

한국농어촌공사 당진지사(지사장 김후각, 이하 당진농어촌공사)는 순성면 성북1리 아미산 정상 아래 위치한 야산 76,412㎡(2만3천여평)에 66세대 대규모의 전원마을을 추진하고 있다.

당진농어촌공사는 ‘농촌지역에 쾌적하고 다양한 형태의 주거공간 조성을 지원해 도시민의 농촌유입을 촉진함으로써 농촌인구 유지 및 지역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함’을 사업목적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주민들과 환경단체 등은 “도시민들의 주거공간 확보를 위해 당진을 대표하는 아미산 아래 청정지역인 마을의 자연생태계를 파괴하고 현주민들의 생활에 불편 등이 초래되는 대규모 전원마을을 추진하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당진환경운동연합측은 “농어촌공사가 본연의 목적이었던 농업기반시설 조성에 대한 역할의 필요성이 줄어들자 기구와 인력을 지속하기 위해 관광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며 “전원마을 조성사업 역시 농민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부유한 도시민들을 위한 사업으로 기존 공동체의 커뮤니티 단절과 분열을 초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진 대표 청정지역 생태계 파괴 우려”

당진농어촌공사는 지난 10일 열린 사전환경성검토 주민설명회를 열고 “계획지구는 직접 영향권내에 보호를 요하는 환경관련 지구·지역이 없으며 생태자연도는 농경지가 3등급, 상수리군락지인 임야 대부분은 2등급인 것으로 조사되었다”고 밝히고 사업진행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현장조사시 수리부엉이, 소쩍새 등 천연기념물은 관찰되지 않았고 산림조수서식보호지역은 본 사업예정지와는 표고 349m의 아미산 배면에 위치하고 있어 사업시행으로 인해 생태 녹지축을 크게 훼손하지 않아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농어촌공사의 사전환경성검토 결과에 대해 주민들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주민 강모씨는 “소쩍새, 딱따구리, 왜가리 등은 물론이고 커다란 수리부엉이가 전봇대에 앉아 있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며 “사전환경성검토가 현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현재 사업예정지는 아미산 정상 동쪽 아래 자리해 있으며 절반이 상수리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사업이 시행될 경우 3천여주의 나무가 훼손된다.

당진환경운동연합 유종준 부장은 “아미산은 당진에서도 자연생태계가 가장 잘 보존되어 있는 곳인데 부유한 도시민들을 위해 산 전체를 개발해 동식물의 이동 통로를 막고 생태계를 파괴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주민 이모씨는 “성북리는 당진을 대표하는 아미산 아래 위치해 밤이면 소쩍새가 울고 수리부엉이가 사는 청정지역”이라며 “자연 생태계가 잘 보존되어 있는 마을에 현 주민보다 많은 세대의 대규모 전원마을이 조성된다면 환경이 훼손될 것은 불 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현 주민보다 더 많은 세대 입주

도로, 상하수도, 폐수처리장 기반시설 확충

문제제기

당진농어촌공사는 76,412㎡(2만3천여평)에 66세대(단독주택 34가구, 테라스하우스 32가구)가 입주할 수 있는 규모로 개발을 계획하고 있다. 사업 추진계획에 따르면 오는 9월 사업시행계획을 수립한 뒤 내년 1월부터 입주예정자를 모집함과 동시에 마을기반시설 조성공사에 착공, 2011년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총 사업비는 약 190억원이 소요된다.

현재 성북1리에는 64세대 181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전원마을 예정 세대가 현 주민보다 많은 것. 이에 대해 주민들은 현 주민보다 더 많은 외지인이 들어 올 경우 문화적인 차이로 인한 갈등을 비롯해 도로, 상수도, 폐수처리 등의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주민설명회에서 한 주민은 “66세대라면 최소 주거 인원이 200여명에 이를 테고 그만큼 차량 통행량도 지금의 2~3배로 늘어날 텐데 현재의 마을진입로로 어떻게 사업이 진행될 수 있는 지 의문”이라며 “상수도 보급계획이 없는 상태에서 지금의 2배가 넘는 세대가 일시에 입주할 경우 식수 문제로 마을에 갈등이 일어날 것은 자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당진농어촌공사측은 “도로, 상수도 등 기반시설에 대해서는 군과 협의해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각종 환경오염과 주민 간의 갈등이 예상되는 전원마을 조성이 대체 누구를 위한 사업이냐”며 “관광지 개발은 인근 마을의 경제 활성화 등을 이끌어 올 수 있지만 택지개발은 관광지 개발과 달리 인근 지역의 지가가 상승하는 것도 아니고 환경적인 피해가 가중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무엇보다도 주민들은 문화, 경제적 차이가 큰 부유한 도시민들의 대거 입주로 인해 마을이 분열되는 것을 우려했다.

한 주민은 “생활과 문화가 다른 도시민들이 대거 입주하게 되면 현 주민들과의 양극화 문제가 발생할 것이 분명하다”며 “현 주민보다 더 많은 도시민들이 마을에 들어오게 되면 마을의 주인이 바뀌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들 사업 진행된 1년 동안 사실 몰라

성북리보존대책준비위원회 결성

더군다나 이 같은 사실이 지난 10일 지구지정 전 막바지 절차인 사전환경성검토 주민설명회에서 뒤늦게 주민들에게 알려져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당진농어촌공사는 지난해 2월 전원마을조성사업 제안서를 당진군에 제출해 군 농정심의회 심의와 사업예정지 선정을 거쳐 같은 해 9월 대상지를 지정해 올해 3월부터 ‘성북전원마을 조성사업 기본계획’에 들어갔다.

그러나 주민들은 “집 바로 옆에 대규모 공사가 진행될 텐데도 농어촌공사는 전원마을 조성에 대해 사전에 한번도 주민들에게 설명하지 않았다”며 “자연생태계가 고스란히 보존되고 있는 청정마을에 대규모 전원마을 조성이 왠말이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한편 당진농어촌공사는 사업지구내 토지주 박모씨 외 22명에게 '성북지구 전원마을조성사업 보상에 관한 협의요청' 공문을 발송했다. 공문에는 보상금액과 함께 공익사업용지의 취득협의서가 함께 동봉되어 있으며 13일까지 당진농어촌공사로 방문해 협의해 줄 것을 명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토지주는 “그동안 어떤 설명도 없었는데 공문을 받고 황당했다”며 “토지보상내역까지 결정되어 공문까지 보낼 정도면 이미 모든 사업이 계획되어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주민설명회가 진행된 지난 10일 저녁 7시경 주민 10여명은 마을회관에 모여 주민 강응순씨를 준비위원장으로 하는 성북리보존대책준비위원회를 구성했다. 대책준비위원회에 참여한 주민들은 앞으로 마을 전체 주민들과 함께 전원마을 조성과 관련한 의견을 모으고 추후 대책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