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충격적인 서거는 모든 사람들에게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동기가 되지않았나 하는 생각을 한다. 나는 노 대통령의 재임 중엔 특별한 애증의 감정이 있었던 바 없지만 그가 퇴임하고 표표히 고향으로 돌아가는 모습에서 참으로 신선한 느낌을 받았고, 또한 마을주민들과 어울리는 농립 쓴 그의 모습에서 자연인으로 돌아가는 소중한 원로 한 분을 대하는 것 같아 늘 보기가 좋았었다.
그런데 언론을 통해 전해져오는 비리의 내용들을 보며 늘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은 그분과 관련된 검은 돈의 액수를 왜 굳이 5~600만불로 표현하는가였다.
보자! 5~600만불이면 원화로 대략 한 6~70억쯤 되겠는데, 이거 대한민국 대통령이 해먹은 액수치곤 너무 적은 거 아닌가?
우리 주변에서 고위공무원이 임기를 마치고 전출을 갈 때 흔히 전별금을 주는 아름다운 풍습이 있다. 하물며 평생을 후원자로 자처하는 사람들이 대통령이란 막중한 책임을 다하고 이제 퇴임을 앞둔 사람한테 전별금을 안 준다면 오히려 그게 더 이상하지 않은가?
그런 대통령한테 전별금을 주는데 천만원을 주겠어, 2천만원을 주겠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먼지털듯 탈탈 털어서 나온 금액이 60~70억이라!
애초부터 검찰이 제기한 포괄적 뇌물죄의 적용에 많은 문제점이 있음을 나는 안다. 대한민국 고위공무원중 검찰이 작심하고 포괄적 뇌물죄로 단죄를 하려든다면 거기에 안 걸릴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나는 그가 대형버스에 몸을 싣고 대검청사에 출두하던 날 이 나라 현 정권을 향한 혐오감을 누를 수 없었다. 검찰은 별 수 없이 권력의 눈치를 봐야하니 그렇다치자.
만약에 이명박 대통령이 검찰총장에게 전화라도 한통화해서 “이봐! 당신들 뭐하는 거요?”했다면 그런 상황에서도 검찰권 운운하며 그런 무리한 수사가 가능했을까?
나는 온갖 의혹에도 불구하고 경제만 살리라고 뽑아준 이명박 대통령이 그렇게 녹녹하게 경제를 살릴 수 있는 묘책이 많지 않다는 사실을 안다. 왜냐하면 이명박 대통령이 갖은 권모술수와 비리가 판치는 우리나라 기업풍토에서 최고경영자로서 성공신화를 쓰던 그 시절과 지금의 여러 가지 복합적인 국정상황은 전혀 판이하게 여건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그러니 타인의 먼지를 털어서 자신이 깨끗함을 자랑할 생각을 하는 이 졸렬한 정치작태에 나는 한마디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자고로 정의롭지 못한 사람이 정의사회를 외쳤고, 결코 보통사람일 수 없는 사람이 보통사람들의 위대한 시대를 떠벌리며 수천억의 비자금을 착복했던 이 부끄러운 전례를 벌써 잊은 건 아닐테지?
자! 죄가 있다면 처벌하라! 추상같은 법치의 나라에서 어찌 감상적인 온정을 기대할 수 있으랴? 한 사람의 죽음으로 죄형법정주의를 휴지통에 넣을 순 없는 일 아닌가?
이미 우리는 자연인으로 돌아가서 어린 손녀를 어르며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원로 한 분을 비참하게 떠나보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와서 민심이반이 두려워 소위 포괄적 뇌물죄와 관련한 당사자들에 대한 처벌을 포기한다면 이는 정략적 계산에 따른 정치보복이었다는 비난을 면할 수 없다
삶의 모든 영욕을 혼자서 끌어안고 몸을 던진 노무현대통령! 그가 남긴 한마디, 누구도 원망하지 말라 했던가? 삶도 죽음도 자연의 한조각임엔 틀림없는데, 아! 차라리 아무런 생각없이 눈감고 살아갈 수 있다면 좋으련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