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20여년 전만해도 타민족과 외국인에 대한 대다수 우리 국민의 인식은 지금과는 많이 달랐다. 86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이 열릴 때에 세계 각국에서 찾아온 피부색이 각양각색인 수천여 선수들이 기량을 펼치는 모습을 보며 우리들은 인종 전시장을 구경하는 듯한 기분이었다. 물론 그 전에도 왕래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때를 기점으로 이 땅에는 외국인을 접하는 기회가 점점 늘어났다.

이제는 어느덧 단일민족, 우리 민족끼리라는 말을 함부로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주민 결혼자 다문화가정이 10만을 넘어 20만을 바라보고 국내에서 활동하는 외국인이 100만을 넘어서서 200만에 육박한다. 이에 따라 사회적 정서는 물론 국가적 법제도나 여러 가지 문제가 예전하곤 다른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특히 국제결혼으로 말미암아 생긴 다문화 가족관계는 요즘 매우 중요한 정책적 화두가 되고 있다. 함께 어울려 살아가기 위한 국민 화합적 차원으로 그럴 것이다.

대대로 살아오면서 같은 말을 구사하고 지내던 때와는 많이 다를 수밖에 없다. 태어나고 자란 조국을 떠나 머나먼 타국에 발을 붙인다는 그 현실이 낯설고 두려움 그 자체이다. 눈물로 지새우는 날이 없다면 오히려 그것이 이상한 것이다.

6.25전쟁 후 미국으로, 독일로 떠났던 우리 선배 형제, 자매들의 예를 보더라도 충분히 짐작된다. 언어가 불통이고 음식이 다르고 사고방식조차 딴 세상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이 잘해주고 보듬어 줘야 마땅하다. 왜냐하면 서로가 필요해서 만났기 때문이다. 적선하고 봉사하려고 만난게 아니라 함께 행복을 가꾸어 보자고 만난 것이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가정에서도 사회에서도 그 분들이 살아가고 적응하기가 녹록치 않다. 무조건 받아들이고 친절하게 알려주고 끌어안아야 한다. 그것이 결국 우리 모두가 평화롭게 잘 사는 길이다. 태어난 2세에게 한국말만 강요하지 말고 엄마의 나라 말도 유창하게 하도록 해야 한다.

앞으로 우리들의 2세, 3세들도 이 나라밖으로 뛰쳐나가 5대양 6대주를 휘젓고 다녀야 먹고 살 수 있다. 좁은 나라에서는 한계가 있는 것이다. 당연히 여러나라 말을 잘 해야 성공할 수 있다. 그러기에 곧바로 그것이 국력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일부러 수백, 수천만원씩 들여서 제2외국어를 배우는 세상이다. 그리고 이민자에게는 마을부녀회장으로 추대도 하고 능력에 따라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어야 한다.

더구나 지금까지는 주로 1:1 결혼으로 다문화가정이 이루어졌지만 한 가족 모두가 이민오는 흐름으로 바뀔 날이 머지않다. 다민족 국가가 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인 것이다.

미국은 소수민족에게 특혜를 주는 법률이 자꾸 늘어나 오히려 기존 국민을 역차별을 한다고 불평도 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이주민 제1호 오바마 대통령도 선출된 것이다. 영토의 경계는 있을지언정 생활의 국경은 생각하지 말아야 할 시대가 왔다. 사회내부에서 발현된 다양성과 세계화가 몰고 온 다양성이 충돌하는 시공간에 서 있는 것이다.

몇 년간 우리는 고작 이주자만을 불러내 한글교육 시키고 우리문화 소개하며 적응시킬려고 노력한 것 뿐이다. 좀 더 배려한 것이 방문하여 맞춤교육 하는 정도였다.

그러나 그것은 이쪽 가정과 사회에서 먼저 변하고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 상태에서 했어야 했다. 순서가 바뀐 것이다. 우리의 운명이다. 모두 지구촌 형제인류이다. 함께 끌어안고 나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