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성 천수만 RPC에서 총 60톤 매입
농민들, 당진쌀 이미지 실추될까 우려
합덕은 고품질 생산단지에 불량종자 재배돼 ‘충격’
석문과 합덕농협이 수확시기가 다른 품종이 섞인 불량 종자를 농가에게 보급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불량종자가 농협을 통해 농민에게 보급됐다는 사실에 지역사회 전반에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3월 석문과 합덕농협은 홍성 천수만 RPC에서 호품벼 종자를 각각 35톤, 25톤을 kg당 1500원에 매입해 계약재배 농가에게 보급했다. 농협으로부터 종자를 보급 받은 농가는 350여 농가에 달한다.
석문농협은 매입가격 그대로 농가에게 판매했다. 반면 합덕농협의 경우에는 생산단지 참여 농가에게 무료 보급한 것으로 종자 구입비용 일부에는 국비 등 사업비 보조금이 사용됐다.
농가들이 벼 종자에 문제제기를 하고 나선 것은 지난달 27일, 벼 이삭이 피어날 무렵이었다. 같은 호품벼를 심은 논에서 이삭이 피는 정도가 벼마다 다른 것이 발견된 것.
실제로 문제가 되고 있는 합덕의 논을 확인한 결과, 육안으로도 품종이 다른 벼가 섞여 재배되고 있다는 사실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그 정도가 심한 논은 한 눈에 봐도 알 수 있을 만큼 벼의 크기가 들쭉날쭉 달랐다.
수확시기가 20여일 차이나는 조생종과 만생종이 한데 섞인 불량 종자가 농협을 통해 농민들에게 보급된 사실이 알려져 피해 농민을 비롯해 지역사회 전반에 충격을 주고 있다.
순도 87% 벼 종자용으로 보급된 배경
어떻게 다른 품종이 13% 가량 섞인 벼가 종자용으로 보급된 것일까. 양 농협측의 주장에 따르면 천수만 RPC에서 벼 종자를 구입해 올 당시 유전자 검사 결과가 벼 종자용으로 문제가 없었다고 한다. 당시 유전자 검사 결과 순도 87.5%이었다고 한다.
문제가 제기되자 석문, 합덕농협과 홍성 천수만 RPC는 보급 당시 유전자 검사 결과 순도율이 높은 것으로 판명돼 보급한 것이라며 유통과정이나 재배 단계에서의 문제점을 제기해 농민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문제의 벼 종자를 판매한 홍성 천수만 RPC측은 “판매한 벼는 미곡용으로 자가 채종해 석문과 합덕농협을 통해 당진지역 농가에 보급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 농민은 “쌀 품종을 명기할 때는 순도 87% 짜리도 호품벼라고 표기할 수 있지만 종자용으로 사용하는 것은 잘 못 된 것”이라며 “종자용 볍씨는 99%에 가까운 높은 순종을 사용해야 함에도 농협에서 87%짜리를 종자용 볍시로 공급한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국립종자원 충남지원 관계자는 “종자용 볍씨의 경우 최소 혼합비율이 90% 이상인 것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국립종자원에서는 99% 이상의 것만을 보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합원 이모씨는 “농협에서 잡벼가 섞인 불량 볍씨를 농가에게 종자용으로 보급한 것은 피해 보상 차원을 넘어 근본적인 원인을 규명해야 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농협 측 “피해 현황 조사해 보상하겠다”
벼 품종이 서로 다른 종자가 한 논에서 재배됐을 때의 가장 큰 문제점은 미질 저하다. 수확시기가 달라 덜 익거나 수확시기가 지난 벼가 한데 섞여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한 수확량의 저하 역시 우려되고 있다. 게다가 올해는 장마기간이 길어 흉년이 우려되고 있어 농민들은 더 애가 탄다.
뒤늦게 불량 종자 보급 사실을 알게 된 두 농협측은 각각 이사회를 열어 종자 보급에 대한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석문농협 김득환 조합장은 “직접 피해 농가를 방문해 표본조사를 실시한 결과 혼합정도가 2~4% 가량인 것으로 조사됐다”며 “피해농가의 쌀 전량을 농협에서 수매해 농가 피해를 최대한 보장하고 천수만 RPC와 보상 여부 등을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합덕농협 김영덕 조합장은 “섞인 벼가 수확량이 적은 품종이 아니라 수확량에는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생산단지 1/3가량만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나 조합원에게 손해가 가지 않도록 전량 수매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말했다.
석문농협은 천수만 RPC에서 35톤을 구매해 230여 농가에 보급했으며 재배면적은 466ha에 달한다고 밝혔다. 합덕농협은 25톤을 구매해 120여 농가에 보급했으며 이들은 고품질 쌀 생산단지 참여농가로 재배면적은 211ha이다.
농협별로 피해 현황을 파악 중이나 정확한 피해 상황은 수확 후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합덕, 고품질 쌀 생산단지에 불량종자 보급 ‘충격’
합덕의 경우 문제의 불량종자가 보급된 곳이 ‘고품질 쌀 생산단지’라는 사실이 더욱 큰 충격을 주고 있다. 국비 등 3억원의 사업비를 보조받아 고품질 쌀을 생산하는 단지에서 불량종자가 재배되고 있는 것.
합덕읍 옥금리, 상동리, 도리, 하점원리, 구양도리 등 5개리 121농가를 대상으로 실시되고 있는 이 생산단지는 “쌀 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생산부터 판매까지 기술, 교육, 예산을 집중 지원해 지역농업인의 소득향상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농촌진흥청과 당진군이 협력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일반 농가도 아니고 국비를 지원받아 운영되는 ‘고품질 쌀 생산단지’에서 불량 볍씨를 재배했다는 사실에 농업 관계자들은 어이가 없다는 반응이다.
한 농업 관계자는 “당진의 대표적인 쌀 생산지인 합덕의 고품질 쌀 생산단지에서 저품질 쌀을 수매하게 생겨 당진쌀 이미지가 실추될 것이 우려된다”며 “고품질 쌀 생산단지에서 농사의 가장 기본인 종자를 타지역 일반 RPC에서 검증되지 않은 종자를 가져다 썼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당진군농업기술센터 이재중 팀장은 “정부보급종이 관내 필요량의 37%밖에 안되고 석문과 합덕에서 요구하는 호품벼를 군내에서 구하기가 어려웠다”며 “사업 선정이 정부보급종이 배정된 뒤에 발표돼 탑라이스단지에서 재배된 호품벼를 판매하는 홍성 천수만 RPC를 농협에 소개시켜 주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일각에서는 농협의 안일한 불량 종자 보급으로 인해 피해 농가뿐만 아니라 조합원 전체가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게 됐다는 질타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조합원 김모씨는 “농협이 농민들에게 불량 종자를 보급해 농민들도 피해를 입고 그로 인한 피해 보상을 농협 돈으로 배상하게 된다면 결국 조합 전체에 손해를 끼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