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4일 당진군은 당진시장 활성화 연구용역 최종보고회를 가졌다.
▲ 지난 14일 당진군은 당진시장 활성화 연구용역 최종보고회를 가졌다.

군 “토지 매각 법적으로 할 수 없다”,  상인회 “부동산 투기 의혹, 재건축이 옳다”

정비조합 “직접 재개발 상인에게 분양권 주겠다”

당진군이 당진재래시장을 현대식 공설마트(재건축방식)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개발 방식을 놓고 시장 상인들 사이에서 다시 논란이 일고 있다.

군은 지난 2월 중소기업청에 신청한 현대식 공설마트 사업(사업비 200억원 규모)에 선정돼 현재 당진시장 활성화를 위한 연구용역을 실시 중이다. 이러한 가운데 일부 상인들이 군에서 진행하는 재건축 방식이 아닌 재개발 방식을 주장하고 나선 것.

당진시장정비사업조합(주)(이하 시장정비조합, 대표이사 황건성)은 “군 소유의 시장 토지를 매각해 상인들이 직접 개발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군은 이미 국비를 지원받아 연구용역을 실시하는 등 당초 계획대로 사업을 추진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편 당진시장상인회(회장 김진호)측은 “재개발 방식은 부동산 투기나 마찬가지”라는 입장이다.

국비로 사업해 상인에게 재임대

재개발, 직접 개발 후 상인에게 분양권

군이 추진하는 재건축과 시장정비조합이 추진하는 재개발의 가장 큰 차이는 사업비의 출처와 개발 주체다.

군은 군 소유의 시장을 국비로 개발한다는 것이고 시장정비조합은 은행으로부터 계약금을 대출받아 재개발한 뒤 상인들에게 분양하겠다는 것이다.

군은 국비 120억원과 군비 80억원 등 200억원의 사업비로 당진시장에 현대식 공설마트를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시장경영지원센터의 연구용역 보고에 의하면 약 5천평에 달하는 당진재래시장 일대의 노후한 건물을 철거하고 현대식 공설마트를 건립해 현 시장상인 모두에게 재임대 한다는 계획이다. 임대 방식과 면적 등은 시장경영지원센터에서 시장 경영 효율성 등을 따져 재배치한다고 밝혔다.

시장정비조합이 주장하는 재개발은 당진시장 대지 중 절반인 어시장과 정기시장을 군으로부터 매입해 직접 개발한다는 것이다.

시장정비조합은 군 소유의 토지를 매입하기 위한 자금은 K은행에서 계약금을 대출 받아 국유재산법 및 신탁법에 의해 분할납부하는 방식으로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사업비는 토지대금과 건축비 등 약 400억원을 상인이 부담하고 재개발 뒤 상인들에게 분양권을 주겠다는 계획이다.

시장정비조합 관계자는 “아파트 분양과 마찬가지로 매매가 가능한 분양권을 상인들에게 주겠다는 것”이라며 “상인들이 직접 재개발해 자신의 가게를 갖고 이후에는 시장 논리에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영세 상인들이 수천만원이 필요한 분양에 참여할 수 있겠냐”는 우려와 함께 “분양권을 사고 팔 수 있다는 점에서 자칫 부동산 투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국공유지 1/2 이상, 군수가 시행”

군“유권해석 결과, 토지 매각 불가”

시장정비조합이 재개발을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중요 쟁점은 군 소유인 당진시장 토지에 대한 매각 문제다. 시장정비조합이 재개발에 필요한 시장 내 토지 일부를 매각해달라고 요청하고 있으나 군은 매각할 수 없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군은 지난달 14일 중소기업청에 ‘재래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 제46조 제2항’에 대한 유권해석을 요청했다.

유권해석 요청 사항은 ‘점유자, 사용자’인 당진공설시장 상인 또는 사용자인 상인들이 설립한 시장조합 또는 법인에 공유재산인 시장 토지를 수의계약으로 매각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여부다.

이에 대해 중소기업청은 “공설시장의 경우에는 등록시장 또는 공설시장으로 시장정비사업을 추진하는 경우에 한해 시장정비구역 안의 국·공유지를 수의계약으로 매각할 수 있을 것”이며 “시장정비구역 안의 국·공유지 면적이 전체 토지면적의 1/2 이상이 경우에는 제47조 제1항에 따라 시장·군수·구청장이 시장정비사업을 직접 시행하거나 토지 등 소유자가 설립한 시장정비사업조합 등에게 대행하게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군 지역경제과 관계자는 “당진재래시장은 전 토지가 당진군 소유의 공유재산이기 때문에 중소기업청의 유권해석에 의거 토지를 매각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반면 시장정비조합은 “2006년 당시 군이 직접 중기청으로부터 토지 매각이 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을 받아 놓고 이제 와서 이를 번복하는 것은 인정할 수 없다”며 유권해석 절차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재개발 동의서, 믿을 수 없다”

vs. “사업 설명하고 받아 문제 없다”

한편 시장정비조합이 군에 제시한 상인들의 재개발 시 재임대에 대한 동의서를 두고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동의서를 받을 당시 이행할 수 없는 선보상을 제시하고 분양가 등 사업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이뤄지지 않아 신뢰할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것.

김진호 상인회장은 “동의서를 받을 당시 상인들에게 선보상을 해주겠다고 하는 등 분양가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없이 허위사실로 상인들을 현혹해 작성했다”며 “성명서 형식으로 작성한 동의서의 양식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시장정비조합은 “처음에는 모르고 선보상을 해주겠다고 했었으나 선보상이 안된다는 사실을 알고 다시 상인들에게 이를 설명하고 분양가 등에 대한 사업 설명을 해 준 뒤 동의서를 받았다”고 말했다.

동의서에는 시설현대화사업에 반대하며 시장정비사업에 찬성, 재개발 시 재입점하겠다는 결의사항이 명시돼 있다. 작성 날짜는 기재되어 있지 않고 개별 동의서가 아닌 서명 형식으로 첨부돼 있다.

시장정비조합에서 직접 재개발을 주장하며 토지 매각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재개발과 관련해 부동산 투기 의혹과 사업성 등에 대한 우려가 일고 있어 당분간 이와 관련된 논란이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관련인터뷰

[ 당진시장상인회 김진호 회장]“재개발 부동산 투기 우려”

“재개발은 부동산 투기나 마찬가지입니다. 처음에 상인들에게 이뤄질 수 없는 선보상을 해주겠다며 동의서를 받았습니다. 이미 2006년에 재개발 방식이 불가하고 보상금 지급하는 방안의 법인 설립이 불가능하다는 공문이 시장조합에 내려왔는데 이를 상인들에게 속인 것입니다.”

김진호 상인회장은 “분양조건으로 조합장과 추진위원장, 총무, 사무장은 일반 조합원보다 우선권을 주기로 하는 등의 특별조항이 포함된 재개발 계약서가 2005년에 작성됐었다”며 “그때 당시 사업주체자로 명시된 업체가 현재 재개발 사업을 추진하는 주체와 동일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분양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하고 상인들에게 서명을 받았는지 의문”이며 “토지매각은 절대 불가하다는 유권해석이 나온 만큼 시장 활성화에 동참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시장정비사업조합 황건성 대표이사]“시장 논리에 맡겨야”

“상인 스스로가 자신 소유의 가게를 가지고 있어야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습니다. 세입자와 주인은 가게를 돌보는 자세부터 다릅니다. 내 가게라는 생각이 있어야 더 잘 돌보지 않겠습니까.”

황건성 대표이사는 “처음엔 주상복합으로 개발해 이익을 창출, 보상금을 지급하려 했는데 법적으로 안된다고 해서 직접 상인들이 사업주체가 돼 상가만 지어서 분양을 받겠다는 것”이라며 “법이 바뀌지 않았는데 2006년 당시 군이 직접 받은 유권해석을 번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황 대표이사는 “원가로 분양권을 상인들에게 주고 이익금이 남으면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며 “시장원리에 맡기면 자유자재로 시장에 들어와서 장사를 할테고 활성화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군청 지역경제과 김인재 지역경제팀장]“토지매각 불가, 사업 추진할 것”

“전국적으로 공설시장을 수의매각한 사례가 없고 사업은 이미 확정돼 설계 예산이 책정돼 내려온 상황입니다. 재건축 방식을 변경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며 토지매각도 불가능하기 때문에 사업을 계속 추진할 것입니다.”

김인재 팀장은 “당진시장의 경우 토지 전체가 당진군의 소유이기 때문에 군이 시장정비사업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며 “중기청으로부터 토지매각이 불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이 내려왔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시장 활성화를 전문 담당하는 정부 산하기관인 시장지원교육센터에서 건축부터 품목관리, 영업노하우 등 자세한 컨설팅까지 모두 담당해 시장구조 개선을 도울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