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꽁이 울음소리에 接神(접신)신한 저녁
너 잊었니, 삿갓배미마저 수놓고 나면
비로소 걀걀거리는 맹꽁이 소리
욱신욱신, 삭산을 저미는 그 소리에
별들도 황급히 눈을 뜨는 소리
너 잊었니, 맹꽁이 소리에 감응치 않는다면
시방 어스름 속에서 쭉쭉쭉거리는
머슴새의 울음소리도 처량하다는 거
때마침 풍겨오는 밤꽃내도 지독하다는 거
무언가 외롭고 황홀한 심사 속에서
잔바람에 사운거리는 어린 모들
이제 마악 뿌리잡는 어린 모들의 전율
너 잊었니, 맹꽁이 소리에 무장무장 신들린
모끝마다 이윽고 수정방울이 돋는 거
그러니까 시방, 세상 천지 자욱한
단내나는 숨결을 잠 재우며
무언가 하늘과 땅과 사람의 꿈을
축원하는 소리가 무엇이겠니
그러니까 맹꽁이 울음소리에 接神(접신)한
저녁의 무한 고요를 모르고서 무엇이겠니
보아라, 삿갓배미마저 수놓고 나면
맹꽁이떼가 온 들을 떠메어 가는 소리
그 소리 하나에 너도 울고 나도 울고
우주의 자궁 속에서 애액 터지는 소리
고재종 1996 '현대시' 7월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