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산면 명산리로 들어서자 멎을 듯 이어지는 실크로드 붉은 간판을 따라 몇 굽이 드리우니 저기 저만치 ‘실크로드레스토랑’이 동그마니 앉아있다.

2007년에 서울에서 내려 온 이호영(59)씨는 일 년 간의 공사 끝에 기울어 질 대로 기울어진 고향 집의 서까래와 기둥을 최대한 살려내어 예스런 명산리 실크로드를 탄생시켰다. 처음에 인도요리를 선보였는데 호응이 적어서 지금은 대한민국 누구라도 좋아하는 오리백숙, 옻닭, 칼국수로 메뉴를 바꾸었다.

무얼 먹을까하고 고개를 돌리니 사방 벽에 안주인 이숙경(53)씨의 또 다른 야심작인 민화가 가득하다. 문득 어릴 적 고향집 사랑방에 걸었던 무섭고 다정한 호랑이가 생각났다.

이숙경 씨는 13년 전 우연한 기회에 민화의 매력에 빠져들어 그 뒤로 한지공예, 옻칠, 자개, 표구까지 섭렵하게 되었단다. “그리자마자 내 작품이 되는 게 민화의 매력”이라며 직접 표구까지 마친 50여 작품을 기회가 되면 개인전을 열어 함께 나누고 싶다고.

민화에 드리는 공만큼이나 음식에도 새로운 시도를 늦추지 않아 칼국수의 면을 뽑을 때도 뽕나무 시금치 들국화 배추 민들레처럼 제철의 꽃과 잎사귀로 색을 낸다.

“보리를 한 줌 들고 뿌렸어요 수선화가 필 때까지만 보면 좋겠다싶어”

명산리‘ 실크로드’의 또 다른 이름은 ‘도화서(圖畵署)’이다.

조선시대 그림 그리는 일을 담당하던 관청을 의미하지만 그녀의 민화와 그 소재가 되는 꽃과 풀과 사람 사는 이야기가 담긴 곳인 때문이다. 이 오롯한 실크로드를 따라 가 당진 문화원에서 민화의 즐거움 전하고 싶다는 그녀에게 어쩜 봄이 제일 먼저 올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