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세 나이가 무색할 만큼 유병환 할아버지는 신문의 작은 글씨를 술술 읽어내려 갔다.

독자와의 만남 코너를 통해 고령층의 독자들을 대할 때면 듣던 ‘글씨 크기를 키워달라’는 의견이 유병환씨에게는 먼 나라 이야기다.

아직까지도 잘 들리는 귀와 좋은 시력이 복이라며 얼마 전에는 무료한 일상에서 벗어나보고자 당진문화원 일어교실에 등록했다는 유병환 할아버지. 70년 전 당시의 초등학교에서 일본어를 배웠던 것이 생각나 초등반에 등록했다고 한다. 당진문화원에서도 최고령 수강생이다.

“15년 전 농사도 그만두고 가끔 경로당에 나가 친구들 만나는 것도 이제는 무료해요. 그래서 무얼할까 곰곰이 생각하다가 신문에 당진문화원에서 일본어교실을 한다는 광고를 보고 수강신청을 하러갔지. 1월말부터 수업을 듣는 데 내가 제일 나이가 많아. 오히려 젊은 사람들이 나보다도 글씨 읽는 걸 힘들어해요.”

두꺼운 돋보기 안경은 필요하지 않다. 건강 비결은 15년 전 부터 농사일을 그만두면서 평소 일어나던 시간에 일어나 2km거리를 왕복하고 7시면 아침식사를 하는 것 뿐이라고.

일본어를 배운다고 하니 막내딸이 교재도 사주고 용돈도 주었다며 자식자랑도 잊지 않으신다.

유병환 할아버지는 노년기면 적적해 하는 노인들을 위한 건강코너나 책소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양한 연령층을 위해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요즘 보도되는 기사들을 보면 당진의 지역 정보는 많지만 고령층이 볼만한 기사가 적어 아쉽다고.

“노인들은 농사일마저 접어두면 정말 할 일이 없어요. 한 평생을 눈뜨고 감을 때까지 그 일만 매달려왔는데 어느 날 그만두면 무료하지. 매일 노인정에 모여서 서로 이야기 들어주는 게 거의 대부분인데 노인들에 대한 관심이 많이 필요해요. 건강한 삶에 대해서도 좀 더 알려줬으면 좋겠고, 노인대학에서 알려주는 강의나 노인들의 이야기도 꾸준히 실렸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