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우리사회에 공정과 정의가 화두가 되고 있어 한편으로는 반가우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달 15일 이명박 대통령은 광복 65주년 경축사를 통해 공정사회를 강조하고 집권 후반기 중요 정책 키워드로 제시하고 실천방향까지 발표했다. 최근 미국 하버드대학의 마이클 셀던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이 전 세계인의 관심을 받고 있으며 몇 주 동안 계속해서 국내 베스트셀러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현상을 보면서 정의로운 사회에 대한 희망을 가져봤으며 사람이 공동체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질서를 만들어 가려고 지속적으로 노력을 하고 있고 그런 정의로운 사회에 대해 여전히 동경하는 듯해 반가운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가 대통령이 나서서 공정한 사회를 외치고 전 세계인이 정의에 대하여 생각해봐야 할 정도로 불공정하고 불의가 판치는 사회로 변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마음도 생겼다.

과거 참여정부 출범과 함께 고노무현 전 대통령도 취임사에서 “정의가 바로서고 원칙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하면서 정의로운 사회를 강조했었다.

그런데 8년이 지난 지금 다시 MB정권에서도 ‘공정한 사회’라는 키워드가 강조되고 있다.

분명 두분의 대통령이 나서서 공정한 사회 정의로운 사회를 강조할 만큼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가 문제가 있다는 얘기이며 그동안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는 얘기다. 하지만 물질적 풍요에 반하여 정신적 피폐와 함께 가치관은 상실해 갔고 자유를 누리는 과정에서 의무는 저버리고 타인에 대한 배려가 사라지고 개인주의가 팽배해지면서 질서까지 파괴되는 폐단도 함께 생겨났다.

하지만 인간의 행복의 척도가 물질적 풍요나 자유에만 가치를 두었고 다른 오상인 인, 예, 지, 신에 근거한 정신적 가치는 외면하고 타인의 자유를 전혀 배려치 않으면서 자신만의 자유에만 가치를 부여하는 쪽으로 점점 변해왔다. 철학을 논하고 도덕을 논하며 인간적인 삶의 가치를 논하다가 경제발전과 자유를 추구하면서 삶의 가치기준마저 공정하지 못하고 정의롭지 못한 쪽으로 바뀌어 왔던 것이 사실이다. 자유시장은 인간의 편익과 욕망을 충족시키는 최적의 조건을 부여하는 역할도 했지만 부자와 가난한 자의 격차를 크게 만들고 그 공정하지 못한 틀까지 그냥 원칙으로 삼으면서 자본으로 인한 구속과 강요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또한 자유사회는 인간의 가치를 극대화 할 수 있는 체제이면서도 힘 있는 자와 권력이 있는 자의 불공정한 경쟁의 틀이나 타인을 배려한 의무는 외면한 자유까지 인정하게 되면서 공정하지 못한 체제로 자꾸 변질되고 있다.

그렇다고 대안 없이 자유시장과 자유사회를 포기하란 얘기는 아니다. 다만 인간의 존엄성과 삶의 가치를 지키고 철학과 도덕에 근간을 둔 진정한 가치를 추구할 수 있는 공정하고 정의로운 가치를 부여하기 위한 제도적 수정과 보완이 필요한 것이다.

현대사회는 도덕적 가치보다 법과 제도라는 틀에서 움직여지고 통제되고 있으니 법과 제도를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드는 쪽으로 개선하고 엄정하게 적용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가는 가치를 중히 여기고 그 가치를 추구하는 것을 자랑으로 여기는 사회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분명 정의는 사회에 따라 시대에 따라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인간의 기본 가치는 변하지 않는 것이며 진실과 원칙은 언제나 존재한다.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가는 가치관을 만드는 일에 정부도 나서고 시민도 노력하고 종교도 앞장서야 하는 것이 시대적 요구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