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전 길을 잃은 뒤 부모와 헤어졌던 김미령(석문 교로3리, 35, 가명 장미현) 씨가 22년만에 극적으로 어머니를 만났다. 이들 모녀의 상봉을 도운 것은 주민세고지서에 실리는 실종아동찾기 캠페인 광고였다.

소아마비로 거동이 불편한 김씨의 친모 신(62) 씨는 지난 2월1일 서울 마포경찰서를 찾아 “죽기 전에 잃어버린 딸의 얼굴을 꼭 한번만이라도 보고 싶다”며 실종신고를 냈다. 신 씨는 지적장애를 앓고 있던 딸이 이모네에 놀러간다며 나간 뒤 실종돼 22년간 딸과 소식이 끊겼다.

신고를 받은 마포경찰서는 신씨의 디엔에이(DNA)를 채취해 실종아동전문기관에 보관하는가 하면 경기도 파주시청에서 발행하는 주민세 고지서에 실종자의 사진을 실었다. 지난 8월26일 주민세 고지서에 실린 사진을 김미령 씨 양아버지의 지인이 보고 신고를 해 극적으로 인연이 닿게 됐다.

지난 18일 김씨는 양아버지의 집이 있는 경기도 연천군 전곡읍에서 22년만에 어머니를 만났다.

지적장애를 앓고 있어 자신의 이름과 나이도 기억하지 못하는 김씨지만 어머니를 만나니 어떠냐는 질문에는 연신 “기분 좋다”며 상봉 당시 촬영한 사진을 매만지며 “엄마”를 반복했다.

김씨는 1년 전 지적장애를 앓고 있는 남편을 만나 현재 임신 8개월로 출산을 앞두고 있다. 김씨와 남편 김완복 씨는 이웃주민들의 도움을 받아 현재 당진 석문면 교로3리에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살고 있다. 이들 부부 곁에서 생활을 도와왔던 교로3리 전 부녀회장 이영순 씨는 두 사람이 교로3리에 정착하게 된 그간의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이 씨는 “몇 해 전부터 오갈 데 없이 떠도는 김완복 씨가 안쓰러워 마을을 찾아오면 보살피고는 했는데 1년 전에 김미령 씨를 데려왔었다”며 “천안역에서 만났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여자 몸으로 혼자 방황하는 미령이가 안쓰러워서 데리고 온 것 같아 방을 내주고 함께 있을 수 있도록 도와줬다”고 말했다.

마을주민들의 도움요청으로 지난 여름에는 북부행복나눔복지센터(센터장 김창희)에서 컨테이너를 지원해 보금자리도 마련해 주었다.

김창희 센터장은 “처음에는 김씨를 장미현이라는 이름으로 알고 있었고 나이도 23세로 알았는데 부모님을 찾고 실제 나이와 이름, 가족들을 찾게 되어 정말 다행”이라며 “주민등록도 없어서 만들어주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던 차에 가족들을 찾게 되어 주변 사람들이 모두 함께 기뻐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22년 전 집에서 나온 뒤 길을 잃고 서울 구로구 독산동에 있는 ‘에스더 직업보도소’에 맡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1993년 11월 김씨는 또 길을 잃었고, 이번엔 의정부 버스터미널 앞에서 배회하던 김씨를 지금의 양아버지인 장아무개씨가 발견해 줄곧 돌봐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또 김씨는 양아버지의 집에서 나왔다가 길을 잃었고 이후 전국을 헤매다 1년 전 천안역 인근에서 지금의 남편 김완복 씨를 만났고, 석문면 교로리에 정착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