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학생들이 공부 외에 꼭 해야하는 것이 있다면 바로 봉사활동일 것이다. 방학만 돌아오면 관공서나 기관, 행사장을 찾아 봉사활동을 해서 일정시간을 채워야 한다. 또 봉사활동 시간이 부족하면 대입 원서를 쓰지 못하거나 졸업을 하는 데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하니 부모들까지 나서서 봉사활동 시간 채우기에 급급하다.

그러나 시간채우기로 전락해버린 봉사활동을 즐거운 마음으로 하는 학생들이 있다. 서야고등학교 봉사동아리인 그루터기는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봉사동아리다. 여느 특기적성 동아리와 같이 학생들이 스스로 만든 동아리지만 봉사와 관련한 특기가 있어야만 동아리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매월 주말을 활용해 1회 이상 봉사활동을 할 수 있다면 동아리 구성원이 될 수 있다.

그루터기 학생들이 주로 활동하고 있는 곳은 합덕 소망의 집. 치매 환자 어르신들이 지내는 이곳에 격주로 13명의 학생들이 조를 나눠 방문하고 있다. 어르신들의 식사를 돕거나 청소 등을 하는 평범한 봉사활동이지만 불평을 가진 학생들은 참가하기 힘들다.

“치매 환자 어르신들은 아기와도 같아서 그냥 어르신들을 챙겨드리고 도와드리는 걸로 생각하면 안돼요. 봉사활동에 가서 어르신들에게 꼬집혀서 오는 경우도 많거든요.”(2학년 이태환)

“중학교 때는 한정된 곳에서 시키는 일만 하니까 잘 몰랐는데 어르신들을 한분 한분 상대하면서 봉사활동 하다보니까 노력도 필요하더라고요. 그리고 사람을 대하는데 어려움도 배우게 됐어요. 힘들어도 마음이 뿌듯하니까 그 매력에 봉사활동을 가는 것 같아요.” (2학년 강전우)

매년 신입생을 선발해 현재 3기째 활동을 하고 있는 학생들은 처음에는 봉사활동 점수를 채울 요량으로 들어온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한다. 어차피 하는 봉사활동인데 친구들과 같이 가서 한다고 하니 들어오거나 대학갈 때 필요하니까 시작하게 됐다고.

“솔직히 말하면 대입에서 입학사정관제도가 도입돼 도움을 받으려고 들어갔어요. 봉사점수가 필요해 시작했는데 친구들과 어울려서 봉사활동을 하다보니 나름대로 보람도 있고 그냥 우체국이나 공공기관에서 봉사활동 하는 것과 다르게 정말 남을 돕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1학년 황희용)

일요일이면 봉사활동을 나서는 아이들을 보며 걱정하는 부모님들도 있다고 했다. 공부를 하고 신앙생활을 하며 보내야할 일요일, 지쳐서 돌아오자 봉사활동을 만류하기도 했다고.

“힘든 것도 있지만 공부도 해야하고 신앙생활도 힘들어지니까 부모님이 걱정하셨어요. 그런데 좋아서 계속하다보니 부모님도 아무 말씀 안하세요.” (2학년 이지은)

어르신들을 즐겁게 해드리기 위해 노래를 불러드리기도 하고 대화를 주로 나누고 온다는 이들은 자주 가다보니 정이 드는 어르신이 생기기도 한다고 했다. 워낙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다녀가는 곳이라 얼굴을 기억하시지는 못하지만 학생들은 돌아오면 생각나는 어르신들도 있다고.

임예리 학생은 “몸이 힘들긴 해도 사람과 사람이 만나니까 집에 오면 생각나는 분들도 있다”며 “오랜만에 갔는데 몸이 편찮아보시거나 하면 더 신경이 쓰이고 걱정되기도 하고 생각나서 더 챙겨드리기도한다”고 말했다.

표은지(2) 부회장은 “작년에는 신입생이까 선배들이 하자고 하던대로만 하면 됐는데 지금은 저희가 임원이고 3학년은 참가를 하지 않아요. 거기에다가 선생님 도움 없이 진행하기가 쉽지는 않죠. 주말을 할애하면서 하는 일이 쉽지는 않지만 재밌으니까 모이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