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꾼들은 급하면 논 하나 팔아서 집 한 칸 구하고 하는 것인데 송산2산단 개발 때문에 우리딸 암 투병비도 제대로 줘보지도 못하고 하늘로 보냈어.”

송산면 동곡리 서해휴게소 부근에 거주하는 박나민 할아버지는 지난해 여름 딸을 먼저 보냈다. 딸은 대장암으로 오랫동안 투병하더니 결국 이겨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더 마음이 아픈 이유는 투병비 하나 제대로 챙겨주지 못한 것이다. 논 이라도 팔아서 투병비에 보태려고 했지만 송산제2일반산업단지에 포함된 땅이라 매매를 할 수 없었다. 할아버지는 산업단지, 충개공(충남개발공사)이라는 단어가 나올 적마다 목소리가 높아졌다.

박나민 할아버지는 5년 전 살던집이 공장부지와 도로로 수용돼 강제로 이사를 했다.

“현대제철이 들어서는데 우리집이 공장 부지랑 도로로 수용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땅을 팔았는데 농사꾼이 논 두고 멀리 나갈수가 있어야지. 결국 남의 집 전세 얻어사는 거죠.”

하루아침에 살던 집을 버리고 떠나 남의 집살이를 하는 것도 모자라 논마저 산단부지에 포함됐다.

“당진에 와서 고향 삼아 살고 있는데 내 자식 죽여야 하는 부모 심정을 누구한테 하소연 해야해요. 자기네 땅도 아니면서 묶어 놓고 풀어주지도 않고 5년동안 일을 제대로 안하니 속이 터지는 거에요.”

할아버지의 말을 가만히 듣고 있던 아내 김몽실 할머니도 하소연을 하기 시작했다. 할머니는 집 주변 쇳가루를 보여주며 환경피해에 대해 이야기 했다.

“쇳가루 날리지, 밤마다 창문이 흔들려서 자다가도 놀래요. 이 많은 먼지가 어디서 들어오는지, 그래도 노인네 살 곳은 여기 밖에 없는데 이 집도 집 주인이 나가라면 나가야 하는데 논 두고 어딜가요. 아직 장가 안 간 아들도 있는데 결혼 할 때 방 한 칸 마련해줄 돈 마련해주려면 논을 팔아야 하는데 언제 팔리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