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가운 겨울 바람을 막아주는 허름한 천막에서 전기원 노동자들이 2개월에 걸쳐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일터를 떠나 당진읍 성신전기 앞에서 지역노동자 고용과 노조파괴 행위의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당장 생계가 막막하지만 두 달 넘게 천막 농성을 계속하는 데에는 그만큼 절실한 이유가 있기 대문이다.
전기원 노동자들은 고용이 보장된 조합원이라 할지라도 회사측이 조합 탈퇴를 강요하거나 신규 직원 채용시 조합 탈퇴를 전제조건으로 내거는 등 부당노동행위를 자행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고용 문제와 더불어 노조 탄압 문제 해결을 주장하고 있다. 업체 측에서는 전기원 노동자를 고용하겠다는 답변과 담당자 없이 말단 직원의 무성의한 면접만이 있었을 뿐 지역노동자의 고용이 이뤄지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군내 전기원 노동자로 활동 중인 이성우씨는 “외선 전기원 노동자들은 2년에 한번씩 찾아오는 도급업체 선정 기간이 다가오면 불안한 마음에 잠을 못이룬다”며 “도급업체 선정과 이에 따른 고용문제는 이제 전기원 노동자들에게는 홍역 같은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고용문제가 해결된다해도 2년 후 이런 문제가 다시 반복될 수 있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안고 살아가는 그들은 도급업체 선정 후 고용문제를 해결하기 까지는 가정에 천원 한장이라도 전할 수 없는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 씨는 고용문제가 가시화 되던 시점에서부터 일주일에 한번 집에 들리는 상태다. 아내 보기가 미안하기도 하고 교통비라도 줄여보자는 생각에 천막농성 중인 천막이나 전국건설노동조합 충남건설지부 전기분과 당진지회 사무실에서 솜이불 하나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주말을 이용해 집을 방문할 때면 언제 고용문제가 해결될지를 묻는 아내의 질문에 답도 못하고 답답할 따름이다.
“대다수 똑 같은 상황이죠. 정해진 수입이 지속적으로 얻어져야 적금도 들고 생활비도 사용하고... 한푼이라도 더 모아야 하는 상황에 지금까지 들어 놨던 보험이며 적금을 해약해 가면서 근근히 살아가고 있죠.”
2만2900볼트의 고압선을 만지며 죽은 전선을 이어주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안전장비와 안전복을 착용하고 작업에 임하지만 전기 튀는 소리에 온몸이 찌릿 거리는 일은 다반사다. 무더운 여름철에는 두터운 안전복 안이 땀으로 흥건해 고압전선 근처에 다가가기만해도 땀에 젖은 털이 곤두설 정도다.
“직접 전기가 흘러가는 살아있는 배선을 만져보지 않은 사람은 모릅니다. 항상 만약의 사태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며 작업을 하고 있죠. 특히나 작업의 악조건 및 과중한 업무로 인한 피로로 인해 안전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많은 위험을 안고 살아갑니다.”
한편 김정대 씨는 “비가 오거나 궂은 날에 전기배선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면 어쩔 수 없이 위험을 감수하고서 라도 현장으로 달려가는 경우가 있다”며 “근무 외 시간에 일을 나가게 되더라도 더큰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그에 따른 적정한 임금 보상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런 실정을 알고있는지 젊은 사람들의 경우 전기원 노동자로서 직업을 갖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고 있어 일을 이어나갈 사람이 없다고.
“전기원 노동자로 일해온지 5년이라는 세월이 지났습니다. 하지만 당진지역에서 제가 막죠. 5년이란 시간동안 막내생활에 불편함 보다는 그 긴 시간동안 단 한명의 지원자도 없는 직업에 종사하게 서러울 따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