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하버드대학교의 마이클 샌덜교수가 주장하는 “정의란 무엇인가?”가 우리 사회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일상생활속에서 무심코 갖고 있는 정의감을 우리는 확고한 잣대로 생각하고 살아간다.

심지어는 이를 기준으로 남을 혹독하게 비판하거나 비난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런 정의감이 과연 옳은 것인가?’ 하는 문제는 웬만한 철학자가 아니면 되집어 보지 아니한다. 그러다 보면 이 사회는 정의 보다는 오히려 아집과 오만이 판을 치게 되는 현상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마이클 샌덜교수가 제기하는 논제는 참으로 우리의 일상생활을 살아감에 있어 옷깃을 여미게 하고 남의 허물에 대하여 너드러워질 수 밖에 없게 한다. 그렇다고 양비론에 빠지게 되면 사회는 도덕적 불감증에 빠질 우려가 있다.

이를 쉽게 이해하게 하기 위하여 샌덜 교수는 여러 사례를 들고 있지만 그 중 하나의 사례는 참으로 ‘상식’이란 것이 얼마나 비합리적인지 깨닫게 된다.

인류사회는 역사 이래로 많은 전쟁을 겪으면서 문명을 발전시켜 왔다. 그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논공행상이다. 그 논공행상 중에서도 으뜸은 생명에 대한 보상이다.

사망한 경우는 물론이겠지만 신체적 상해에 대해서도 상이군인훈장을 수여하고 그 용맹과 함께 우리의 본보기로 칭송되고 후세에게 교육되는 것이 사회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근간으로 생각하고 살아간다.

이에 샌덜교수는 전쟁을 마치고 귀국하여 일상을 살아가는 유공자들중 신체적 상해를 입지는 않았지만 살상에 따른 ‘외상후스트레스’에 시달리어 평생을 고통스러워 하는 사람들을 주목한다. 그는 신체적 상해가 아니기 때문에 상이군인훈장을 받을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휴식중에 적의 포탄이 떨어져 고막이 파열된 사람이 상이군인훈장을 받는 것과 비교한다면 그것이 정의롭다고 할 수 있는가?

이러한 정의론과 관련하여 최근 현대사회에서 많이 도입되어 운영하고 있는 과태료 등 시장경제의 원리가 우리 사회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하는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과태료만 지불하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는 황금만능주의에 빠지게 할 우려는 없는 것인가? ‘무전유죄요 유전무죄’라는 자조섞인 서민의 목소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시장경제의 원리란 수요와 공급의 교차점에서 가격이 결정되고 이에 따라 자원배분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인위적 자원배분은 효율성을 가질 수 없다는 교훈은 공산주의 경제의 쇠퇴에서 이미 입증된 바 있다. 그렇다고 시장경제가 모든 자원배분을 정의롭게 배분하는가? 시장경제는 가치중립적으로 자원배분의 기능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지만 그 결과값이 정의롭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기에 건강한 사회가 되기 위하여는 그 사회구성원들의 도덕적 가치판단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최근 우리 사회의 경제적 양극화 현상은 우리가 살아가는 공동체의 사회적 유대와 단결이라는 민주주의사회의 가치를 저해할 우려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당진으로 이사하여 지난 4개월간 만났던 많은 사람들의 봉사와 배려는 당진사회를 건강하게 할 것이란 확신을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