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의 뜨거운 햇살만큼이나 열정으로 주말을 반납하고 봉사하는 친구를 만났다.

현재 호서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문유미(3, 부 문현만) 학생은 토요일이면 학교수업이 끝나도 바쁘다. 친구들과 가벼운 인사를 나누고 발걸음을 재촉하는 것은 주말이면 선생님을 기다리는 아이들을 만나기 위해서다.

처음엔 선생님이라 불러주는 아이들이 낯설어 그냥 ‘누나, 언니’라고 부르라고 했지만 아이들이 “선생님, 선생님” 노래를 하는 통에 이젠 선생님이라 불리는 소리가 익숙해졌다. 받아쓰기 시험을 보고 동화책을 읽어주면 어느새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대입시험 준비를 해야 하는 한창 바쁜 시기이지만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잊지 못해 이번 주말에도 아이들에게 왔다는 기특한 유미는 현재 당진군 여성단체협의회(회장 오정순) 소속 다문화가정 한글지도봉사를 하고 있다.

유미는 2009년 여름, 단순한 시간 때우기식 봉사에 회의가 들었던 차에 다문화가정 한글지도를 하시는 어머니(신효숙 44)의 권유로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고3수험생이 되다보니 가끔은 공부시간이 빼앗기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했지만 아이들이 “선생님~” 하고 부르는 그 한마디에 걱정이 날아가 버린다.

유미는 “시간활용은 제가 하기 나름이더라”며 “봉사하는 시간이 있으니 더 시간을 아끼게 되었다”고 당차게 말했다. 이것을 계기로 아이들에게 관심이 많아지면서 굿네이버스를 통해 캄보디아에 사는 벤쉬본이라는 아이의 후원자가 되기도 했다.

할 수 없이 시간을 채우기 위한 봉사를 넘어 봉사에서 자신을 찾는 유미에게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 물었다. 세계사공부가 너무 재미있어 정치, 문화, 외교에 관심이 많아지면서 한비야 씨같이 민간외교의 꿈을 가지고 있다.

“여름방학이 지나면 수능을 마칠 때까지는 잠시 아이들을 만나지 못할 것 같아요. 하지만 대학생이 되면 아이들한테 해주고 싶은 게 많아요. 언니처럼 누나처럼 손잡고 야외놀이도 함께하고 싶고 또 사춘기가 오는 중·고등학생으로 자랄 때까지 작은 힘이지만 아이들의 멘토가 되어주고 싶어요”

유희옥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