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가까이 이어진 장마로 농산물 수확시기를 놓친 농민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이번 장마로 가장 속 타는 이들은 6월 말 감자 수확 시기를 놓친 농민들이다. 당진군농업기술센터 조사에 따르면 군내 감자 재배 면적 480ha 중에서 지난 12일까지 수확한 감자는 52%에 해당하는 249ha에 그쳤다. 노지 감자의 수확기인 6월 하순부터 7월 중순까지 태풍과 장마가 이어져 수확시기를 놓쳤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난해에 비해 강수량도 많고 비가 온 날도 많아 피해가 더 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군 자료에 따르면 6월 하순 이후 강우 일수는 총 14일로 지난해보다 3배나 많은 날 동안 비가 내렸다. 강우량으로 따져보면 지난해 같은 기간 54mm가 내린 것에 비해 올해는 567mm가 내렸다.

당진의 주요 작물 중 하나인 감자가 절반 가까이 땅 속에서 썩어 가고 있는 실정이다. 한 농민은 “계속 비가 와서 감자를 캘 수가 없었다”며 “비닐을 걷고 흙을 들추면 감자 썩은내가 올라 온다”고 전했다.

농업기술센터 이재중 작물환경팀장은 “수확기를 놓친 감자는 복구할 방법이 없다”며 “지난해에 비해 오랜 기간 많은 비가 내려 감자가 땅 속에서 그대로 썩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감자는 저장했다가 겨울철에 내다 팔아 높은 소득을 올리는 작목인데 올해는 비가 많이 와서 감자 저장도 용이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군내 감자 수확량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는 송악지역은 피해가 더 심각하다. 특히 대다수 농민들이 송악농협과 계약재배를 실시하고 있는 가운데 송악농협의 현 수매량이 50%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악농협 박승석 상무는 “수매 예상량이 50%에 못 미치고 있고 아직 밭에서 캐지도 못한 감자가 30%가량 되는 것 같다”며 “올해는 아예 수확을 포기해야 할 것 같은 상황으로 남아 있는 것도 막상 캐보면 썩은 것들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감자 수확에 차질이 생기면서 올해 초 감자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와는 달리 지난해에 비해 감자 가격은 2천원가량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이 밖에도 지난해에 비해 일조시수까지 약 38.1시간가량 적어 벼와 과수 등의 생육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재중 팀장은 “벼의 경우 키가 전년과 비교해 2.2cm 짧고 줄기수도 21.3개로 작년에 비해 적었다”며 “과수도 비로 인한 병해충과 당도 저하 등이 걱정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농산물 가격은 대부분 크게 올라 소비자들도 덩달아 울상을 짓고 있다. 현재 꽈리고추는 50%가량 가격이 상승해 4kg당 2만원에서 2만5천원 사이에 거래되고 있으며 상추는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라 4kg당 3만원에서 4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