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는 무섭지 않아요. 이겨내면 되는 거잖아요. 그런데 가족들이 마음 아파하는 건 좀... 그래요.”

올해 12살인 윤호(송산 상거리)는 아프지 않았냐는 질문에 씩 웃으며 대답했다. 윤호에게 병마가 찾아든 건 2년 전 겨울이었다.

“스케이트장에서 엉덩방아를 찧었다고 하더니 한달이 지나도 계속 아프다는 거예요. 뒤늦게 대학병원을 찾아가 골수검사를 했는데 암세포가 발견됐어요.”

윤호 엄마는 “금방이라도 아이를 놓쳐버릴 것 같아 처음에는 눈물만 나오고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고 아픈 지난날을 회상했다. 집중치료 1년, 유지 2년. 영영 멈춰버릴 것 같던 시간이 흐르고 흘러 어느덧 항암치료 4개월을 남겨둔 지난 6월 어느날 윤호가 갑자기 심한 허리통증을 호소했다.

“급하게 골수검사에 들어갔던 의사 선생님이 제 어깨를 잡으며 ‘다시 시작하자’고 말씀하시는데... 처음 발병사실을 알았던 때와는 비교할 수 없는 충격을 받았죠.”

재발 당시, 윤호의 골수에는 암세포가 꽉 차 있다 못해 포화상태에서도 끊임없이 세포를 늘려 윤호의 모든 신경을 마비시키고 있었다. 더 이상의 항암치료는 의미가 없었다. 하루빨리 골수가 맞아 이식을 해줄 사람을 찾아야 했다. 검사 결과 작은 누나인 한울이가 윤호와 골수가 100% 일치하는 것으로 나왔다.

검사 결과가 발표되자 가족들 중에 가장 기뻐한 건 수술대에 올라야 하는 한울이었다.

“골수를 이식해 주면요, 혈액형도 바뀌고 성격도 바뀐대요. 언니보다는 제가 윤호랑 비슷한 점도 많고 더 닮았어요. 조금 겁나기도 하지만 윤호가 빨리 나았으면 좋겠어요.”

이른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포크레인을 모는 아빠와 늘 윤호를 돌보느라 정신이 없는 엄마에게 한솔이와 한울이는 미안하고 고마운 딸들이다. 고3 한솔이는 물론이고 사춘기가 찾아올 시기인 한울이도 모든 걸 스스로 해낸다. 때문일까, 아직 어린 아이들이 벌써 애어른이 다 되었다. 나이보다 훌쩍 자란 건 윤호도 마찬가지다.

오는 11월24일, 윤호는 누나 한울이의 골수를 받아 새로 태어난다. 윤호의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 새로운 삶을 힘차게 이어갈 수 있도록 이웃들의 따뜻한 정과 응원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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