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주>
현재 당진에는 9000여 명의 외국인이 거주하고 있다. 당진 전체 인구가 약 14만8000명 정도 임을 감안하면 16명 중 1명은 외국인이라는 얘기다. 특히 먼 타국에 시집와 가정을 꾸리고 있는 결혼 이주여성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글로벌 시대를 주장하며 영어 교육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외국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은 우리 사회 곳곳에 남아 있다. 문화와 언어가 다른 타국에 시집와 사회 한 구성원으로 당당하게 자리 잡은 여성들을 찾아보고 그들의 어려움과 앞으로의 꿈에 대해 들어 봤다.
▲ 다문화가정지원센터는 충남을 대표해 타국의 문화를 소개하는 부스를 운영했다.
박소연 다문화가정지원센터 통번역사는 2005년 남편과 결혼해 한국을 찾았다. 전혀 경험해 보지 못한 낯선 땅에서의 생활은 작은 일 하나하나에 어려움이 따랐다. 무엇보다 가장 큰 어려움은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못한 점이었다. 하고 싶은 말을 하지 못하고 상대방의 얘기를 알아들 수 없는 스트레스는 이루 말하기 힘들 정도였다. 몸이 아파 병원을 가거나 찬거리를 장만하러 시장에 나가도 어느 하나 쉬운 일이 없었다.
말이 통하지 않는 것도 문제지만 자라온 환경과 문화의 차이로 인한 오해가 많았다. 어른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가 삿대질 한다고 꾸지람을 듣기도 하고 늦은 밤 지내는 제사 때 음식 놓는 위치를 몰라 헤매기도 했다. 박소연 통번역사는 “과일 깎는 방향이 틀려 지적을 당하거나 밤에 아이가 놀라서 울 때 배게 밑에 칼을 놓아 두는 베트남의 풍습을 하려다 아이를 해치려 한다고 오해를 사기도 했다”며 “서로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맞춰나가는 것은 언어문제와 또 다른 차원의 어려움”이라고 털어놨다.
언어와 문화적 차이는 말과 문화를 배우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조금씩 해결되어 간다. 실제 이주여성들이 한국 생활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다른 이유는 사회 생활 폭이 좁아 만나는 사람이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 혼자 살아갈 수 없다. 다른 사람과의 소통과 교류는 인간이 살아가는 기본적인 방식이다.
박소연 통번역사는 “일부 시부모의 경우 며느리가 사회 생활을 통해 한국 생활에 익숙해지면 도망갈까봐 집 안에만 있게 하는 경우가 있다”며 “물론 그분들의 심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며느리가 진정 한국에 적응하고 제대로 된 삶을 살길 원하다면 사회경험을 길러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나도 처음에는 집에서만 지내다 나중에 사회 생활을 시작하고 나니 요즘은 하루하루가 즐겁다”며 “지금의 일이 한국에 대한 이해도 높이고 나의 능력도 개발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적응 도우미 역할
현재 당진군에는 베트남과 중국에서 온 외국인들이 가장 많다. 이에 따라 당진군 다문화가정지원센터에도 중국과 베트남 출신 결혼 이주여성이 통번역사로 근무하고 있다. 타국에서 시작하는 결혼생활은 이주여성에겐 큰 도전이다. 소소한 일생생활들을 새로 배워 나가야 하는 초기 입국자들에겐 통번역사가 스승이자 은인이다. 공공기관에 동행해 행정절차를 돕고 서류 작성과 접수를 도와 준다. 법원의 서류를 제출하거나 병원 일을 볼 때도 함께 따라나서 돕기도 한다. 언어가 다른 다문화가정은 부부 간의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통번역사는 두 사람의 연결고리가 되어 소통을 돕는 역할을 한다.
또한 회사의 요청이 있을 경우 직접 회사로 찾아가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교육을 하기도 한다. 한국 직원들에게는 외국인들의 문화에 대한 이해를 돕고 외국인들에게는 한국의 문화를 이해하는데 가교 역할을 하는 것이다. 회사 뿐 아니라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찾아가 아이들을 상대로 다문화 이해 교육을 하기도 한다. 아이들을 상대로한 교육을 통해 문화의 벽을 허물어 나가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통번역 외에도 다양한 활동 경험
박소연 통번역사는 당진군 다문화가정지원센터를 다니며 통번역하는 일 외에도 다양한 경험을 하고 있다. 당진군 다문화가정지원센터에서 개최하는 행사에서 사물놀이와 난타, 노래 공연 등에 참가해 실력을 뽐내기도 했다. 박소연 통역사는 당진시대 2기 시민기자로 활동하며 군내 다문화 가정들의 소식을 지역에 알리는 일도 하고 있다.
센터에서의 다양한 경험은 일상생활의 활력을 찾는데도 도움을 주었다. 박소연 통번역사는 “센터에서 일을 시작하면서 자신감을 가지는 계기가 됐다”며 “센터를 찾아와 문제를 해결하거나 도움을 받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너무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베트남에서도 해보지 못했던 다양한 일들을 하며 내 자신이 커가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