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지난해 9월 민주당 양승조 의원이 보건복지부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2009년도 자살률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자살률은 2007년보다 19.8%나 증가했으며 전국 10개 시·도 중

충청남도의 자살률이 10만명당 50.24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OECD국가 중 자살률 1위의 불명예를 안고 있는 우리나라 상황을 감안하면

충남이 전 세계 주요국 중에서 자살률이 가장 높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우리가 살고 있는 당진군의 자살률과 그들이 왜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는지 그 원인과 이유를 취재 보도한다.

의사 남편을 둔 30대 A모 주부, A 씨는 여성들이 선호하는 직업을 갖고 사회적으로 안정된 위치에 있으나 여러 차례 자살을 시도했다. 남편이 자신을 잘못 만나 힘든 생활을 하며 행복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자책감이 컸기 때문이었다.

이 같은 A 씨의 자책감은 남편에겐 커다란 스트레스였다. 당연히 부부 갈등도 심해지며 부부 싸움도 잦아졌다.

A 씨는 부부싸움을 하게 되면 감정이 극단적으로 변해 수차례 자살시도를 했다고 한다.

과거 어린시절 아버지로부터 존재감을 무시당하는 말을 들으며 자라온 B 씨. 성인이 돼 결혼한 후 남편에게서 과거 아버지나 부모의 모습이 연상돼 부부 관계가 원활하지 못했다고 한다. 남편의 잔소리에서 부모의 모습이 떠오른다고 하소연했다. B 씨는 이러한 자신의 신변을 비관해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

우울증을 겪고 있는 어머니 밑에서 자란 C 씨. 어린시절 어머니와 제대로 눈을 마주칠 기회가 적었던 C 씨는 성인이 된 이후 경제적 상황과 여건이 나빠지자 신변을 비관하며 우울증에 빠졌다.

어린 시절 우울 경험이 있는 D 씨. 그는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과 결혼하고 싶었으나 경제적 여건이 좋지 못한 남편과 결혼하게 됐다. 차츰 경제적 상황이 나빠지자 능력없는 남편을 만나 생활이 어려워진 자신의 신변을 비관하다 우울증을 경험하게 됐다. 심지어 경제적 능력이 있는 사람을 만나 재혼을 하겠다며 남편에게 이혼을 요구하고 있다.

자살자 대부분이 신변을 비관하다 우울증에 빠져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있다.

자살 원인을 보면 학대와 결손가정, 가정불화, 신체적·성적 학대, 무관심 등 환경적 요인과 기분장애(주요 우울장애, 불안장애), 물질 및 알코올 장애 등을 비롯해 자살기도자들의 친족에게서 자살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우울증은 다양한 계기로 인해 발생할 수 있으며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혜롭게 우울증에서 헤어 나오지만 어떠한 이들은 점점 더 깊은 늪에 빠져 인생을 파탄하거나 자살로 마감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자살 원인 중 신변을 비관한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당진군 가정폭력상담센터 신순옥 소장은 “어린시절 우울 경험이 있는 사람이 성인이 돼 우울증에 빠지기 쉽다”며 “부모가 우울증을 겪고 있는 환경에서 자라거나 부모로부터 폭력 또는 존재감을 무시당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우울을 내제하고 있는 경향이 높다”고 말했다.

신순옥 소장이 소개한 4가지 사례에서 A 씨의 경우 부모로부터 폭력을 받으며 자라왔다고 한다. 성장과정에서 피해의식이 커지고 대인관계도 물론 원만하지 못했다.

“A 씨는 폭력가정에서 자랐어요. 부정적인 환경에 노출되면서 부모로부터 부정적인 메시지를 전달받게 되죠. 이러한 환경 속에서 위축되고 자기 자신을 하찮게 여기는 심리상태가 기본바탕에 깔려 있게 되요.”

이러한 환경 속에 노출된 상당수 사람들은 대인관계가 원활하지 못한 것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언제나 혼자일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외로움을 많이 느끼다 결국엔 우울증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 신순옥 소장의 의견이다.

B 씨의 경우는 부모로부터 존재감을 무시당하며 자라왔다.

“아버지로부터 ‘넌 할 수 없어’라든가 ‘너 같은 게 무엇을 할 수 있겠느냐’는 존재감을 무시당하는 말을 자주 들어왔어요. 그러다 보니 위축되고 자기 자신을 하찮게 여기는 심리상태가 잔존하고 있게 되는 것이죠.”

C 씨의 경우는 우울증을 앓고 있는 부모가 아이에게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신순옥 소장은 “부모가 우울증을 앓고 있는 경우 아이도 우울증을 잠재할 수 있다”며 “부모의 행동이나 감정이 아이들에게 그대로 전달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신순옥 소장은 “우울증을 앓고 있는 엄마가 자신의 감정을 추스르기 바뻐 아이와 눈을 마주치지 않고 먼 산을 바라본다든가 하는 행동이나 감정을 아이들도 느낀다”며 “부모의 양육방식에 따라 성인이 되어서 일반인보다 우울 경험을 하게 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D 씨의 경우과 같은 사례에 대해 신순옥 소장은 경제적 상황에 따른 잠재되어 있던 우울증이 표출되는 경우라고 말했다.

“어린시절 우울경험이 있던 D 씨는 젊은 나이임에도 어려운 경제적 상황을 벗어나려 노력하기 보다는 남편이 무능해서 자신의 처지가 어려워졌다고 현재 상황을 비관하고 있는 경우죠.”

이처럼 성장과정에서 우울 경험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우울증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고 반복적으로 경험할수록 우울증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신순옥 소장은 “성장과정에서 우울 경험이 있는 사람의 경우 우울증을 반복적으로 경험한 경우가 50~60%에 이른다”며 “이들을 위한 전문적인 기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순옥 소장은 또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울증은 20~40대가 가장 많으며 50대 층에서 조금 낮아졌다가 60~70대에서 다시 높아지는 추세”라며 “노인층에서 우울증을 호소하는 사례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노인 우울증은 이유는 기본적으로 외로움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아요. 여기에 경제적으로 이유와 자녀가 먼저 죽거나 자녀에게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지 못해 생기는 경우가 많아요. 타 기관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우울증을 호소하는 노인을 보면 경제적으로 어려운 경우가 많죠. 반대로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노인들에게서는 우울증이 나타나지 않고 있어요.”

신순옥 소장은 “우울증이 자살과 같은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심각한 심리적 장애”라며 “사회에서 발굴해 치유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 소장은 “우울증을 겪고 있거나 잠재하고 있는 사람을 발굴하기란 쉽지 않다”며 “지속적인 관리와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진군의 복지수준은 타 시군보다 높은 편이지만 다양한 복지프로그램 정보가 주민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고 있는 아쉬움이 있어요. 또 확대된 복지예산 만큼 포괄적인 복지에서 구체적이고 세분화된 복지 프로그램으로의 전환이 필요할 때라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