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도계는 영하 10도를 가리키고 있었지만 날카로운 바람은 체감온도를 더욱 낮추며 몸을 움츠리게 만들었다. 쌀쌀한 날씨 속에서 전날 내린 눈이 얼어 붙어 육묘장을 찾아가는 도로도 온통 빙판길이었다. 이러한 엄동설한에 종자가 제대로 싹을 틔울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걱정은 이내 사그라졌다. 육중한 육모장 문을 열고 들어서자 파릇하게 싹을 틔운 각종 채소들은 잔디밭을 연상케 했다. 푸른 들판을 펼쳐놓은 듯한 육묘장 풍경을 바라보니 포근한 봄이 빨리 찾아왔으면 하는 마음이 절로 들었다.
당진플러그육묘장은 지난해 화제로 건물이 전소해 큰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주변에서 이어진 격려와 도움으로 건물을 다시 짓고 재기에 나섰다. 3000평 규모의 육묘장을 설치하고 사무실과 기계 설비를 새로 갖췄다. 현재는 배추, 양상추, 꽈리고추, 양배추, 브로콜리 등 다양한 채소를 파종해 배양하고 있다. 11월부터 배양을 시작한 꽈리고추는 3~4개월의 육묘 기간을 거쳐 2월 중에 농가에 판매될 예정이다. 배추도 곧 주인을 만나 밭에 뿌리를 내리게 될 것이다.
종자값이 오르면서 육묘장은 농가들에게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되었다. 발아율이 낮아지면 그 만큼 생산비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남우용 대표는 1997년 육묘 사업에 뛰어들어 1999년 공장 준공 후 13년째를 맞이하고 있다. 남우용 대표는 “농사를 짓다가 농가에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해 육묘공장을 짓게 됐다”고 말했다.
육묘장을 운영하는데 가장 어려운 점은 인력 수급과 동절기 난방비 부담이다. 처음 사업을 시작할 당시에는 난방에 필요한 벙커씨유 가격이 리터당 300원 수준이었다. 지금은 1100원에 육박해 3배가 넘게 올랐다. 반면 모종가격은 그 때와 크게 차이가 없다. 농업 환경이 어려운 상황에서 육묘 가격을 쉽게 올릴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는 동절기에 운영하며 손해본 부분을 하절기 수익으로 메우는 실정이다. 수익구조가 취약해 지면서 사업을 지속해야 할 지 걱정이 크다고. 하지만 대규모 종자회사가 다국적기업으로 넘어간 상황에서 지역농업의 생존을 위해 사업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남우용 대표는 “육묘장은 농촌에 필수적인 시설이다”며 “종자값이 비싸지면서 육묘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실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농촌인구가 감소하고 노령화 되면서 농업경쟁력이 저하되고 있다. 반면 수입개방 확대로 채소 수입량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채소는 국민의 기초 먹거리입니다. 식량안보를 위해 포기할 수 없는 품목이죠. 예로부터 농업은 천하지대본이라 하여 국가의 근간을 이루는 산업입니다. 국가 정책적으로 농업을 육성해야 해요.”
남우용 대표는 가장 어려운 점으로 생산비 증가를 꼽았다. 끝을 모르고 오르는 기름값에 동절기 작물은 손해를 감수하며 사업을 유지하고 있다. 벙커씨유에 대한 면세율이 낮아 생산원가가 증가하고 있다. 남우용 대표는 “꽈리고추의 경우 고온작물이라 밤에도 18도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며 “요즘은 날씨가 추워 밤새 보일러가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농가에 저렴한 가격에 육묘를 공급해야 농업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농가들이 마음 놓고 생산에 집중할 수 있도록 APC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늘려 지역 농산물이 제 가격을 받고 판매될 수 있기를 희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