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일 년 중 가장 큰 보름을 상장하는 대보름이 찾아왔다. 명절을 맞아 지역의 각 마을에서는 크고 작은 행사들이 열렸다. 그 중 우강 내경리에서는 지난 17년 동안 이어져 내려 온 고래탑제가 올해도 어김없이 열렸다.

고래탑제가 열린 우강 내경1리는 과거 ‘고래원’이라 불리던 마을이었다. 서해안은 조수 간만의 차가 심한 것으로 유명한데 그 중에서도 아산만은 유독 그 정도가 심했다. 아산만에는 서해대교와 삽교호 방조제가 생기기 전까지는 큰 물고기 많이 서식했다. 약 250년 전 어느날 길을 잃은 고래 한 마리가 마을 앞까지 떠내려 왔다 하여 고래원이라는 명칭이 생겼다. 이후 행정구역이 개편될 때 ‘안 내(內)’ 자와 ‘고래 경(鯨)’ 자를 써서 내경리라 불리게 됐다.

노인회장을 맡고 있는 김필배 씨는 더욱 자세한 민담을 전해줬다. 마을에서 고래가 발견되자 안골(마을의 옛 명칭) 주민들과 옆 마을의 후골 주민들이 힘을 모아 고래를 잡아 먹었다. 문제는 그 이후에 발생했다. 고래를 먹은 주민들에게 화가 닥친 것이다. 마을 주민들은 죽은 고래의 원혼을 풀어주기 위해 위령제를 지냈다. 이후 마을이 평온을 되찾아 마을 사람들이 매년 제를 모시고 고래를 수호신으로 여겼다고 한다.

이러한 풍습은 한 동안 명맥이 끊겨 있었다. 이대로 묻히면 후손들에게 잊혀질 것을 우려한 김필배 노인회장은 17년 전 사비를 털어 제복과 제기를 갖추고 제를 모시기 시작했다. 사연을 접한 마을 주민들이 십시일반 힘을 모아 매년 대보름 때마다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는 고래탑제를 정례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지난 6일 내경1리 마을회관의 고래탑 앞에서는 고래탑제가 열렸다. 마을 주민들은 한자리에 모여 제를 올리고 음식을 나누며 대보름을 맞이했다. 식사 후에는 윷놀이 등 민속놀이를 즐기며 주민들 간 화합을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