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정문 뜯어고칠 땝니까”
당진읍사무소·군민회관 정문 개축공사 ‘구설수’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씀씀이를 줄이자는 소비절약 운동이 주민들 사이에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당진군이 최근 당진읍사무소와 당진군민회관의 정문을 새로 개축해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게다가 이 사업은 당진군의회가 지난해 추경 예산심의시 시급하지 않은 사업이라는 이유로 예산을 세우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긴축재정에 대한 군당국의 의지를 의심케하고 있다.
공사를 발주한 당진읍에 따르면 지난 11월 군수재량사업비 3천만원을 들여 당진읍사무소와 군민회관의 정문기둥을 화강암 대리석으로 교체하고 철재문을 새로 달았다는 것.
읍 관계자는 청소차가 군민회관 정문을 들이받아 문짝이 훼손되어 있었고 읍민회관 문기둥도 미관상 좋지않아 함께 개축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런데 정작 이를 바라보는 주민들의 시선은 매우 따갑다. 한마디로 지금이 어느땐데 관공서의 ‘얼굴화장’에 혈세를 낭비하느냐는 것.
‘마치 궁궐에 들어가는 기분’이었다고 새로 지어진 읍사무소 정문을 언급한 당진읍의 한 주민은 “외환위기로 장롱속 애기 돌반지까지 꺼내 파는 마당에 멀쩡하던 문기둥을 뜯어고치는 행정기관이 어떻게 주민들에게 허리띠를 졸라매자고 계도할 자격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실제로 이 공사가 시작된 후로 읍사무소에는 ‘정문공사가 그렇게 시급하냐’는 주민들의 비난성 질의가 잇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진읍의 관계자는 무기명의 투서까지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물론 관공서의 시설물은 깔끔하고 보안상의 문제가 없어야 한다는 데 이의를 제기할 주민은 없다. ‘언젠가는 해야 할 일이었다’며 너그럽게 바라보는 주민도 일부있다.
그러나 대다수 주민들은 보수공사로도 얼마든지 재사용이 가능했던 정문을 전면 개축한 행위에 대해 도무지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들이다. 더구나 소규모의 주민편익사업에 쓰여져야 할 군수재량사업비로 이 사업이 추진된데 대해서도 뒷얘기가 무성하다.
이에 대해 예산심의를 했던 한 의원은 “군수재량사업비는 사업예산으로는 세우기 어려운 소규모 민원사업 등 주민생활에 꼭 필요한 일에 쓰여지는 것이지 말 그대로 재량껏 쓰는 사업비가 아니”라며 “그것도 의회가 당장 필요치 않다해서 예산을 세우지 않은 사업에 재량사업비를 갖다 쓴 것은 문제있는 예산집행”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당진군의회는 98년 예산안 심의에서 재량사업비의 이같은 집행에 문제를 제기하고 상정된 5억8천만원의 재량사업비를 2천만원만 남기고 전액 삭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