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 주]
4.11 제19대 국회의원 선거가
보름여 앞으로 다가 왔다.
이에 본지는 ‘선거현장을 가다’라는
선거 기획보도를 마련해 매주 지역의
현안과 사회복지, 노동, 농업, 경제 등
각 분야에 대해 집중 보도할 계획이다.
특히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지역의 발전과제를 모색해
후보자들의 공약에 반영시키고자 한다.
글 싣는 순서
1. 지역현안
2. 사회복지
3. 청년, 여성
4. 노동
5. 농업
6. 경제
현장에서 만난 농민 유권자들의 공통된 의견은 “농업의 미래가 없다”였다. 농업인들이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는 이유에는 농촌의 암울한 현실이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물가 상승에 따라 인건비, 비료, 상토, 농기계, 종자 등 생산 원가는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반면 쌀을 비롯한 대부분의 농산물 가격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일정 소득을 올려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재배 면적을 점점 더 늘려가는 수밖에 없는 셈이다.
농촌의 채산성이 떨어지자 사람들은 농촌에서 발을 돌렸다. 대다수 젊은층은 도시로 떠나고 농촌 마을에 청년들과 아이들의 모습을 찾기 힘들어졌다. 양낙찬 구룡동 통장은 “두 형님이 객지로 나가고 부모님을 홀로 시골에 남겨 두지 못해 어쩔 수 없이 고향에 남아 농사를 짓고 있다”며 “농촌에서 떠날 사람들은 다 떠나고 떠날 수 없는 사람들만 남아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대다수 농촌 마을은 70대 초반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50대에서 60대 사이는 비교적 젊은 축에 속하고 40대 이하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미래의 희망을 품고 살기에는 농촌은 너무 늙어버렸다. 10~20년 후에 농촌에 일할 사람이 얼마나 남아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채산성 악화로 농촌 외면
농업·농촌이 외면을 받고 있다. 농촌은 일손이 부족해 쩔쩔매고 있지만 도시로 몰린 젊은 사람들은 일자리가 없다고 아우성이다. 젊은이들은 고시원 쪽방에 있더라도 도시로 몰려가고 있다. 농촌에서 꿈을 펼치려는 젊은 사람들이 없으니 농촌의 미래가 암울할 수밖에 없다.
농업이 외면을 받는 것은 농촌의 삶이 팍팍하기 때문이다. 양낙찬 통장은 “3000평(1ha)을 경작해서 얻을 수 있는 기대수익은 대략 900만원가량인데 여기에서 생산 원가를 제외하고 나면 실제 소득은 절반 정도로 떨어진다”고 말했다. 4인기준 최저생계비를 벌기 위해서는 1만평가량 농사를 지어야 하는 셈이다.
고추 농사를 짓고 있는 순성면 백석리의 이관영 씨는 “종자와 상토를 구매하고 비료를 뿌리고 수확을 위한 인건비 등을 주고 나면 농민이 손에 쥐는 소득은 얼마되지 않는다”며 “고소득을 올리는 농가는 극소수이고 많은 농가들이 별 수익 없이 자식에게 먹을 것을 주기 위한 자급자족의 형태를 띠고 있다”고 말했다.
행정에서 내어 놓은 지원 정책도 대다수 농가들에게는 무용지물이다. 박유신 감자연구회장은 “지난해 저온저장고를 짓는 것을 보조해 주는 사업이 있어 접수하려고 했는데 서류를 작성하는데만 반년이 넘게 걸렸다”며 “농업 보조금을 지원 받기 위한 요구절차가 너무 까다로워 나이 드신 어르신들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관영 씨는 “자부담을 포함해 기계를 사고 지원금을 받아 농사를 지었는데 기후 등의 영향으로 농사를 망치면 고스란히 빚으로 남아 자식들에게 짐이 될까 우려해 쉽게 투자에 나서지 못한다”고 말했다.
어업도 상황이 별반 다르지 않다. 송대석 장고항 어촌계장은 “당진이 급속한 개발로 산업화되고 갯벌이 매립되면서 어민들이 코너로 몰리고 있다”며 “기업체와 당진평택항 항로에 막히고 해상 도계로 인해 어민들이 실제로 고기를 잡을 수 있는 바다는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항로를 만들기 위해 준설하고 개발을 위해 매립하면서 자연 생태계 훼손이 심각하다”며 “10년 후에 이곳에서 잡은 생선을 먹을 수나 있을 지 걱정이다”고 말했다.
농기계 임대 확대·직불금 현실화 절실
농민들은 손에 잡히지 않는 농업예산 몇 조원보다 실질적인 도움이 요구했다. 박유신 감자연구회장은 “시 승격 이후 농업 관련 인력이 오히려 줄어든 것은 행정에서 농업 육성에 대한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며 “농업인들에게 큰 도움을 줬던 농업인상담소 인력은 읍면마다 1명씩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농가 소득 현실화를 위해 직불금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이종섭 농민회 사무국장은 “동시 다발적인 FTA 체결로 농업이 큰 위기에 처했다”며 “각종 자재며 종자, 비료 등 원가는 오르는데 반해 농산물 가격은 오히려 떨어지는 품목도 있을 정도로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나온 직불금 제도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1가마당 21만원 수준은 보장해야 채산성을 맞출 수 있으며 밭에 대한 직불금 제도도 전면적으로 실시해 농가들이 마음 놓고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도록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농가들이 절실하게 요구하는 사항은 농기계 임대 확대였다. 양낙찬 통장은 “소규모 농기계도 3000만원은 줘야하고 대규모 농기계는 1억원을 넘어간다”며 “농촌이 고령화되고 일손이 부족해 농기계 필요성은 높은데 부담이 커 구입에 엄두를 못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관영 씨도 “농사에 필요한 농기계를 모두 갖추려면 5억원 정도가 소요된다”며 “사용연한도 6~7년 정도로 짧아 농가들에게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양기나 콤바인 등은 짧은 기간 동안 사용하는 기계라 관리에 부담이 크다”며 “농기계 임대를 확대하는 것이 농가들에게 가장 절실한 정책”이라고 말했다.
송대석 어촌계장은 “치어를 방류하고 더 이상을 개발을 억제해 자연 상태를 복원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최근 추진되고 있는 마리나리조트는 특권층의 여가 수단으로 일반 주민들이나 어민들에게 불필요한 사업”이라며 강한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소신있는 정치인 모습 기대
농민들이 기대하는 정치인의 모습은 일반 시민들과 다르지 않았다. 그들은 철학과 소신을 가지고 제 역할을 해내는 인물을 원했다. 박유신 감자연구회장은 “지도부의 결정에 무조건 따르는 거수기 역할을 하는 정치인을 원하지 않는다”며 “출마를 결심했을 때 초심을 잃지 않고 소신껏 일할 수 있는 사람을 원한다”고 말했다. 이종섭 사무국장은 “선거 기간 유권자와 했던 약속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원한다”며 “선거기간 각종 약속을 남발하고 제대로 지키지 않는 정치인의 모습을 더 이상 보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