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첩을 열어보니 그동안 쌓인 먼지와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그동안 방 한쪽 구석에 고이 모셔두기만 했던 사진첩 안에는 잊고 지냈던 내 모습과 추억이 가득했다. 한참을 사진첩을 뒤적이는 내 모습에 아내도 웃음이 났는지 결혼사진이며 총각 시절 사진이며 이것저것을 함께 뒤적였다. 시간에 쫓겨 뒤돌아 보지 못했던 추억을 다시 회상하니 입가에 잔잔한 미소가 흐른다.
첫 번째 사진은 양평 부근의 용문산 일대에서 찍은 사진으로 기억된다. 좌측부터 친구인 최희섭, 최성호와 함께 찍은 사진이다. 현재 희섭이는 서울에서 살고 있고 성호는 이웃사촌으로 가깝게 지내고 있다. 17세 때 찍은 사진으로 장발에 선글라스를 끼고 멋을 부리고 있는 내 모습에 웃음이 나온다.

두 번째 사진은 개심사에서 찍은 사진이다. 왼쪽부터 신송2구 이주완 이장과 나, 제주도에 사는 박영철, 서울에 사는 최현우가 함께 여행가서 찍은 사진이다. 사진에서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시간이 흘러 네명 모두 모습이 많이 변했다. 지금이야 모든 경제활동이 현금으로 이뤄지기에 어느 가정이나 어느 정도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당시 농촌에서는 현금이 필요할 때마다 장에 쌀을 내다 팔아 현금을 마련했다. 철 없던 우리도 여행을 가기 위해 현금이 필요할 때면 서로가 돌아가며 각자의 집에 쌓아 놓은 쌀을 장에 내다 팔아 자금을 마련했다. 친구들과 여행은 가고 싶고 돈은 없던 시절 꾸며낸 계획이다.

세 번째 사진은 79년도 군 복무 중 경계초소에서 찍은 사진이다. 우연하게도 당진시의회 의회사무국 류병두 국장을 자대에서 만나 함께 군 생활을 보냈다. 당시 자대에 배치돼 막내로 생활하고 있을 당시 류병두 국장은 상병으로 복무 중이었다. 알게 모르게 많은 도움을 줘 조금이나마 편안히 군생활을 보낼 수 있었다.

네 번째 사진은 군대 복무 중이던 친구의 면회 때 찍은 사진이다. 왼쪽부터 정권영(매산리)과 나, 박창용(매산리)이다. 이때 쯤부터 지금의 내 모습이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한 듯하다. 내가 직접 사진을 보면서도 불과 몇 년 사이에 모습이 많이도 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