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 지역을 강타한 가뭄으로 지역 농민들이 시름에 빠져 있다.

현장에서 만난 농민들은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 작물들을 보며 한숨을 짓고 있었다. 특히 일부 다랑이논은 모내기조차 하지 못해 올해 벼농사를 포기해야 할 형편이다. 당진시는 가뭄 대책 마련을 위해 예비비를 긴급히 투입하고 종합상황실을 운영하는 등 대처에 나서고 있지만 연일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이번주에도 뚜렷한 비 소식이 없어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김동윤 정미면 신시리 이장은 “저수지 물이 거의 다 말라 2~3일 안에 바닥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며 “모내기는 그럭저럭 마무리되어 가지만 모가 새끼를 치기 위해서는 꾸준한 물 공급이 필요한데 걱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밭작물의 경우 피해가 더 심각했다. 한창 수확해야 할 감자와 고추, 양파, 마늘 등의 작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김 씨는 “수량도 줄고 크기도 작아 평소보다 수확량이 절반은 줄었다”며 “양배추와 고구마 등도 성장이 더뎌 제대로 수확할 수 있을 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대호지 쪽도 별반 상황이 다르지 않았다. 정재일 대호지 송전리 새마을지도자는 “마을에서 감자 3000평을 수확했는데 200마대 정도밖에 수확량이 나오지 않았다”며 “평년에 비해 50%도 미치지 못할 정도”라고 말했다. 농민들은 종자값 등 원가도 건지지 못할까봐 우려하고 있다.

당진시에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으로 용수가 부족해 이앙하지 못하고 있는 면적은 29ha이며, 75ha는 모를 내고도 물이 말라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농업기술센터는 6월25일을 모내기 가능 날짜로 잡고 있어 이들 논에 6월 말까지 모내기가 이뤄지지 않을 시 벼농사를 포기해야 하는 실정이다. 또한 고구마 25ha가 물 부족으로 시들음 현상을 보이고 있다. 건설과에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관정 10개를 파고 있지만 성공률이 50% 수준에 그쳐 큰 효과를 거두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는 공업용수로 사용되는 물의 양이 많아지면서 농업에 필요한 물을 제때 공급받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최한묵 새마을지도자 정미면회장은 “예전에도 비슷한 가뭄이 있었지만 당시보다 지금의 상황이 더욱 심각한 것은 주변의 공장에서 물을 끌어다 사용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고 주장했다.

실제 당진화력과 현대제철, 고대부곡공단 등 지역의 대규모 산업단지에서 삽교호에서 보낸 물을 사용하고 있으며 일부 공장들도 부지 내 대규모 관정을 파서 지하수를 공업용수로 활용하고 있다. 당진시에서 파악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52개 업체에서 하루 1,349m³가량의 지하수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