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2일 전남 영광의 ‘법성포 단오제 다문화가족 모국무용경연대회’에서 당진에 살고 있는 필리핀 여성 6명이 ‘갈링’팀을 만들어 필리핀전통춤을 공연했다.
지난달 22일 전남 영광의 ‘법성포 단오제 다문화가족 모국무용경연대회’에서 당진에 살고 있는 필리핀 여성 6명이 ‘갈링’팀을 만들어 필리핀전통춤을 공연했다.

지난달 20일 베트남 출신 박소연 씨가 외환은행 나눔재단의 ‘외환다문화대상’에서 희망가정상 우수상을 수상했다. 이 상은 한국에 이주해 살면서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잘 정착한 이주여성을 선발해 수여하는 것으로, 대상과 본상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상이다. 특히 박 씨는 당진시다문화가정지원센터에서 통번역사로 일하며 다른 이주여성들의 한국 정착을 도와온 공로를 인정받았다. 전국 200개 센터 중 85명이 참가해 심사대에 올랐다.

같은 날 당진에 살고있는 일본 출신 가메오카 교오코 씨와 호사카 루미코 씨, 미우라 유키코 씨가 한 팀을 이뤄 ‘다문화가족 한마음 노래자랑’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같은 대회에서 필리핀에서 온 에이프릴 이시드러 씨도 우수상을 차지했다. 이 행사에는 충남 지역의 16개 다문화센터와 그밖에 다문화시설 및 기관이 참여했다. 노래자랑은 지난 1일 오후 3시부터 대전MBC에서 방송됐으며 본선에 오른 8팀의 경연이 펼쳐졌다.

한편 22일 전남 영광 법성포 단오제에서 진행된 ‘전국 다문화가족 모국 무용 경연대회’에서는 당진에 사는 필리핀 출신 이주여성 6명으로 구성된 ‘갈링’팀이 참가자 12팀 가운데 장려상을 수상했다. 이들이 춘 ‘꽃’이라는 의미의 ‘불락락’ 춤은 매년 5월마다 열리는 필리핀 축제 ‘메이 플라워 페스티벌’에서 성모마리아에게 바치는 전통춤이다.

[인터뷰] ‘외환다문화대상 희망가정상’을 수상한 베트남 출신 박소연 씨

“가족들의 지원이 꼭 필요해요”

현재 당진시다문화가정지원센터에서 통번역을 담당하고 있는 박소연 씨는 한국에서 산 지 어느 덧 7년 된 주부다. 2010년부터 다문화센터에서 일을 시작했다.

“한국에 온 이주여성들이 의사소통이나 문화차이 문제로 많이 힘들어 한다”며 운을 뗀 그는 “이주민들이 한국말을 잘 하지 못하니 부부 간 갈등이 생기고, 도움이 될 만한 정보에 접근하기도 힘들다”고 했다.

“부부 의사소통 상담도 하고 보건소와 같은 의료기관에 방문할 때 서류 작성을 돕기도 하는 일을 해요.”

박 씨는 당진 지역 이외에도 서산 등 인근 충남에 다문화센터가 없어 도움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도 돕고 있다. 그는 “이주여성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이주여성을 위한 프로그램에 대해) 찾아봐야 한다”면서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주여성들이 한국생활에 빨리 정착해 잘 살기 위해서는 가족들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터뷰] ‘다문화가족 한마음 노래자랑’에서 대상을 차지한

가메오카 교오코, 호사카 루미코, 미후라 유키코 씨

“작은 용기로 참여한 가요제”

지난달 20일 대전MBC 방송국에서 녹화한 ‘다문화 가정과 함께하는 한마음 가요제’에서 당진의 가메오카 교오코, 호사카 루미코, 미후라 유키코 씨가 팀을 이뤄 대상을 차지했다.

이들은 이번 대회에서 다문화가정과 지역민들 간의 격차를 줄이고 함께 걸어가자는 뜻에서 가수 서영은의 ‘혼자가 아닌 나’를 열창 했다. 일본에서 당진으로 시집와 다문화 여성으로서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이들은 이번 가요제 참가를 통해 “지역 내 다문화 여성들과의 만남을 넘어 타 지역 다문화 여성들과의 교류를 가질 수 있었던 의미 있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가요제에는 다문화 여성뿐 아니라 다문화 가정의 초·중·고등학교 학생들도 참여해 더욱 의미가 깊었다고.

이번 가요제 참가를 주선한 가메오카 교오코 씨는 “작은 용기로 시작된 가요제 참가가 크게는 다른 지역의 다문화 가정과의 교류로 이어질 수 있는 계기로, 작게는 가요제를 준비하며 팀원들 간의 화합과 친목을 다질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일본에서 경험할 수 없었던 일인데 한국에서 다문화가정으로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이 팀은 이번 가요제뿐만 아니라 지난 5월 20일 열린 제2회 당진시다문화축제에도 참여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벌인 바 있다.

한편 가메오카 교오코, 호사카 루미코, 미후라 유키코 씨가 출연한 방송분은 대전MBC에서 지난 1일 3시 5분에 방영됐다.

[인터뷰] ‘모국 무용 경연대회’에서 장려상을 수상한 필리핀 출신 갈링 팀

(아그네스, 리사, 마주리, 체리, 이반질린, 리자)

“한국에서 만난 필리핀 고향 친구들”

‘잘한다, 멋지다’는 뜻의 필리핀 모국어인 타갈로그어로 이름 지은 ‘갈링’ 팀은 지난달 22일 전남 영광까지 내려가 ‘다문화가족 모국 무용 경연대회’에서 장려상을 수상했다.

“저희와 같은 춤을 추는 팀이 있어서 상을 받게 될 거라고 생각을 못했다”면서 뜻밖의 성과에 하나같이 싱글벙글했다. 단 일주일 연습하고도 장려상을 수상한 이들은 필리핀의 서로 다른 지역에서 왔지만 오래 만난 친구처럼 팀워크가 좋았단다.

한국에 처음 왔을 땐 의사소통이 어렵고 문화와 음식에 적응하느라 많이 힘들었지만 지금은 곁에 둔 친구들이 있어 외롭지 않다고. 한국에 온 지 많게는 7년, 적게는 8개월 차인 이들은 어느새 한국인 입맛을 닮아가 “삼겹살에 김치를 좋아한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팀원 이반질린 씨는 “농사일을 돕는 게 어렵긴 하지만 겨울이 되면 필리핀에서는 내리지 않는 눈을 볼 수 있어 한국이 좋다”며 아이처럼 웃었다.

[인터뷰] ‘다문화가족 한마음 노래자랑’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필리핀 출신 에이프릴 이시드러 씨

“다문화가정에 대한 편견 사라졌으면”

꼭 닮은 딸과 남편 서재필 씨와 함께 만난 이시드러 씨는 합덕초등학교와 사설 학원에서 영어강사로 일하고 있다. 한국에 온 지 4년이 된 그는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한다. “일 때문에 바쁘지만 틈틈이 연습하며 준비했다”는 그는 노래자랑에 나가 백지영의 ‘잊지말아요’를 불러 우수상을 탔다. 남편 서 씨는 “그 노래, 내가 가르쳤다”며 말을 거들었다. 낯선 땅에 와 사는 게 힘들 법도 한데 이시드러 씨는 “필리핀과 문화적으로 비슷한 게 많다”며 외려 씩씩한 모습이다. 지난 2008년, 한국 여행 중인 이시드러 씨를 경기도 송탄 필리핀음식 전문점에서 만난 서재필 씨는 그녀에게 한눈에 반해 연애를 시작했다. 일을 하면서 외국인 노동자를 많이 만나봤던 그는 이시드러 씨를 처음 봤을 때부터 큰 이질감이나 낯섦을 느끼지 않았다고. “한국 사회에서 여전히 다문화가정에 대한 편견이 있고, 언어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이주여성들이 있지만 가족 간에 사랑이 있으면 서로의 마음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