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룡동 사근절저수지 일대.
구룡동 사근절저수지 일대.

“평생 살면서 처음이유. 가뭄으로 고생은 했어도 농사 못 지어 포기한 적은 처음이라니께.”

하늘이 마른지 두 달째. 지난달 25일 찾아간 구룡동 사근절저수지 일대는 처참했다. 쩍쩍 갈라진 논바닥에 지난 봄 심었던 모가 자라지도 못하고 애처롭게 생을 부지하고 있었다.

지금부터 비가 내린다고 해도 벼가 자라는 시기, 김매는 시기를 다 놓쳐 예년에 비해 30%나 수확할 수 있을런지 모르는 상태다.

그나마 인근 석산에서 운영 중인 채석회사 (주)해룡이 확보해 둔 공업용수를 마을에 선뜻 내놓으면서 상당부분 도움이 됐지만 여전히 기나긴 갈수기를 해결하기엔 역부족이다. 이미 마를 대로 말라버린 땅에 물을 댄다 해도 갈라진 틈으로 다 스며들 뿐 벼가 생육할 수 있는 정도의 용수공급은 턱도 없이 모자라다.

양낙성 구룡동장은 “가뭄이 심각한 지역 두 군데에 지하 200m까지 관정도 뚫어봤지만 소용없었다”고 말했다.

사근절저수지 위쪽으로 올라갈수록 사태는 심각하다. 밭작물은 식을 줄 모르는 볕에 시들어 타 죽은 지 오래, 4000평 가까이 되는 논에는 아예 모내기조차 하지 못해 흙먼지만 자욱이 일 뿐이다.

한편 오랜 가뭄 뒤에 이어질 수도 있는 폭우도 큰 걱정꺼리 중 하나다. 이 지역은 작년 7월, 폭우로 논둑이 무너지면서 이미 논과 밭에 피해를 입은 경험이 있다.

양낙성 구룡동장은 “올부터 내년까지 2.5km 둑 정비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고 전했다. 긴 가뭄으로 마음에 근심 가득한 농민들의 마음이 여름철 집중호우로 또다시 상처입지 않도록 철저한 대비가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