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정신
지난 6월부터 프랑스에서 열린 세계인의 축제인 월드컵 축구경기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속에서 33일만에 막을 내렸다.
개최국인 브라질을 누르고 월드컵 출전사상 처음으로 우승을 쟁취하여 그야말로 프랑스의 자존심을 지켜주며 그 명성을 온 지구촌에 선양하기에 충분하였다.
우리나라는 경기를 보느라 밤잠까지 설치는 등 국민들의 많은 관심과 성원속에서 [16강만이라도 들어갔으면]하는 간절한 바람마저 좌절된 채 많은 실망감과 아쉬움을 남겼다.
경기에서는 어디까지나 모든 영광은 승자에게 돌아가고 패자는 할 말이 없다는 게 우리들의 통념이다. 과연 그럴까? 과연 스포츠 정신은 승리제일 주의에 있는 것일까?
지난 6월16일 월드컵 데뷔 40주년을 맞는 [불멸의 축구황제] 펠레는 "축구는 지구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게임"이라며 "게임을 위해 살아온 나의 삶에 감사하고 그 아름다움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기자들 앞에서 말했다. 그날 지구반대편의 콜롬비아 국민들은 콜롬비아와 루마니아간의 경기를 TV로 지켜보느라고 밤을 새웠다. 이들에게도 월드컵은 거대한 축제였다.
하지만 이제 60살을 바라보는 다리오 에스코바르는 예외다.
"오늘도 월드컵 중계를 보고 싶어 TV를 켰지만 아들의 모습이 떠올라 1분이상 지켜볼 수 없었다"는 게 그의 말이다.
뛰어난 수비수였던 그의 아들 안드레스는 94년 월드컵에 콜롬비아 대표선수로 출전해 선전했지만 그 바람에 미국한테 2대1로 패한 책임을 뒤집어 쓰게 되었다. 안드레스는 귀국 닷새만에 나이트클럽 주차장에서 술에 취한 괴한에게 여섯발의 총격을 받고 목숨을 잃었다.
아들의 죽음은 아버지 다리오에게 새로운 각오와 용기를 주었다. 그는 어린이들에게 빈곤과 마약, 범죄소굴이라는 콜롬비아의 비극을 물려줄 수 없다는 생각으로 전국을 돌며 범죄예방운동을 벌이고 있다. 영세민 자녀를 위한 [안드레스 어린이 축구교실]도 두 개나 운영하고 있다.
그는 경기에 있어 반드시 이기는 게 전부는 아니며 축구를 통해 인생을 배우고 삶의 가치를 깨치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것을 그이 삶과 행동을 통해서 보여준 것이다.
그는 패배를 경험했기에 승리에서 얻을 수 없는 중요한 가치를 발견한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지나치게 승부욕과 승리제일주의를 숭상하고 있기에 스포츠 본연의 정신을 간과하고 있다. 우리 축구대표팀도 이번 패배의 계기로 자기성찰과 반성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하고 우리 국민들도 패배에서 오는 교훈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선수들에 대한 격려를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성경은 "너희 믿음의 시련이 불로 연단하여도 없어질 금보다 더 귀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나타나실 때에 칭찬과 영광과 존귀를 얻게 하려 함이라"(벧전 1:7)라고 말씀한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믿음생활이나 스포츠 시련과 패배는 우리를 더욱 성숙한 차원으로 올리게 함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