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시대 당나라로 통하는 길목

진관리는 백제시대때 당나라로 통하는 길목이었단다. 당시 마을에 당나라 사신들이나 사객, 행인들을 도와주는 진관이 있어 진관리라 마을이름이 붙었다고 전해진다.

진관리는 1, 2리로 나뉘는데 그중 북쪽마을이 진관2리다. 진관2리는 다시 행정구역상 7개반으로 나뉜다. 1반은 옛날에 감나무가 많아 감나무골이라 불린다. 하지만 지금은 일대가 개간되고 건물이 들어서면서 감나무는 많이 남아 있지 않다. 고대초등학교 부근이 감나무골이다. 2반은 방아다리라 불린다.

“왜정시대 전에 보덕포까지 바닷물이 들어왔었지. 그때 배를 이용해 쌀을 실어나르곤 했어. 그래서 그때 방앗간이 있었다는 모양이야. 그래서 방아다리라고 이름이 붙었다지, 아마.”

진관2리 경로당에 모인 어르신들의 이야기 외에도 디딜방아 모습처럼 생긴 다리가 있어 방아다리라 불렀다는 설도 있다. 경로당이 자리한 3, 4반은 당미라 부른다. 산모퉁이에 위치한 마을이란 뜻이라고. 5, 6반은 새터, 흐미터라 불리는데 흐미터는 깊숙이 안쪽에 있는 마을이란 뜻이다. 정미방향의 7반은 건너말, 덕동이라 불렸다. 옥현리로 너머가는 고개는 옛날 고려장을 지내면서 북을 둥둥둥 울렸다하여 둥둥고개라 불리고 있다. 이밖에도 옛 지명이 다수 전해지고 있다. 산밑 두 구멍에서 샘물이 나는데 마치 소 콧구멍같다하여 쇠코샘이라는 곳과 산 모양이 거문고처럼 생겼다 하여 거문고바탕이라 불리는 곳, 사람이 죽으면 송장을 두었던 골이라 하여 송장골이라 불리던 곳의 이름이 변해 순쟁이터골이라 불리는 곳 등이 있다.

밀양 손씨의 집성촌

진관2리는 수백 년 동안 한 마을에서 상부상조하면서 집단생활을 해 가는 집성촌의 명맥을 지금까지 이어가고 있다. 진관2리에 집성촌을 이룬 성씨는 밀양 손씨로 인근 대촌리와 더불어 10가구 중 8가구 꼴로 집단을 이루며 살고 있다.

“옛날 우리 어릴 적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변함이 없어. 열 집 중에 여덟집, 아홉집은 손씨들이지.”

밀양 손씨는 조선초기에 형성되기 시작해 대촌리와 진관리를 중심으로 집성촌을 이루며 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진관2리와 성산1리에는 밀양 손씨 제각이 위치해 있다.

삼선산 자락의 성당사

진관리를 대표하는 산은 삼선산이다. 현재 당진시는 산림청 수목원조성사업 공모에 선정돼 총 60억원의 사업비를 투자해 2013년까지 삼선산에 수목원을 조성한다는 계획으로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삼선산은 옥현리와 진관리 곳곳에서 지선을 따라 오를 수 있다. 삼선산 자락에는 두 개의 사찰이 자리하고 있다. 그중 진관2리에 자리한 사찰이 성당사다. 성당사는 고려 덕종 9년(1258) 영신대사가 창건한 사찰이다. 그 후 낡은 절을 헐고 1938년에 신도들이 재건한 뒤, 30여년 전에 주지가 법당을 중창하고 요사체를 건립했다고 한다.

논농사 많고 축산업, 맨손어업도

진관2리 사람들은 예부터 농사를 지어 생계를 이어왔다.

“시골마을이 다 그렇듯, 우리 동네 사람들도 대게 농업에 종사하지. 논농사가 가장 많고 밭농사는 특별한 작목 없이 고구마, 감자, 배추, 무 등을 많이 심고 있어. 헌데 요즘엔 논농사보다 축산업이 수입면으로는 더 나은 편이여.”

“대호방조제가 들어서기 전에는 옥현리 앞까지 바닷물이 들어왔었지. 그때는 마을 아낙네들은 물론이고 남자들도 갯벌에 나가 바지락도 잡고 낙지도 잡았지. 대호방조제로 바다가 막힌 뒤로는 일부 사람들이 대호만간척지 논을 분양받아 농사를 짓고 있어. 할머니들 중에는 아직도 대호방조제 너머로 바지락을 캐러 다니는 분들도 있고.”

진관2리 당미경로당은 노인회가 발족한 지 이제 1년이 지났다. 손성 노인회장은 “이제 막 시작한 경로당이다보니 서툰 게 많지만 마을 사람들의 단합은 어느 마을 못지 않다”며 “지자체나 기관, 단체에서 소외받는 경로당이 없도록 골고루 신경을 써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편집자주]

농한기에 접어들면서 시작한 ‘경로당을 가다’가 농번기로 넘어오면서 경로당에서 어르신들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 70, 80대 어르신들도 평생 업으로 삼았던 농사에서 손을 놓지 못 했기 때문이다. 농촌에 젊은이가 많지 않은 것도 이유 중 하나다. 하지만 여전히 경로당은 어르신들의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른 아침 일찌감치 논과 밭을 둘러보고 햇볕이 강렬해지는 한 낮에는 경로당에 모여 한 숨을 돌리고 농사에 대한 정보도 나눈다. 경로당을 찾아 마을마다 전해져 오는 전설부터 수십 년 전 마을의 옛 모습과 생활상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한다. 옛날을 기억하고 있는 어르신들이 계신 지금 듣고, 기록해 놓지 않으면 작지만 소중한 마을의 역사가 그대로 묻힐 것이라는 우려가 ‘기억으로 쓰는 마을의 구술사’ 신년기획 ‘경로당을 가다’를 시작하게 했다. ※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