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혼여행 당시에 최장복, 박금순 부부의 사진.
▲ 신혼여행 당시에 최장복, 박금순 부부의 사진.

병상에 누워있는 아내를 10년 째 한결같이 보살피는 애틋한 부부애가 주위 사람들에게 훈훈한 미담이 되고 있다.

신평면 도성리 최장복(54) 씨는 중풍으로 쓰러진 아내를 돌보고 있다. 최 씨 아내 박금순(56) 씨는 2004년 1월 1일 가족들과 함께 해돋이를 보러 가려고 나서다 쓰러졌다. 박금순 씨는 전 도성리 부녀회장을 맡는 등 활발히 활동하던 사람이었다. 부녀회장으로 활동할 당시 마을 꽃밭조성 대회서 1등을 차지해 상금 2000만 원을 받아 마을기금으로 기탁하기도 했다. 심장 협심증으로 수술을 받았던 적이 있지만 본인이 먼저 나서서 움직이던 성격이었다. 그날도 그녀는 해돋이를 보기 위해 직접 운전하려고 나서던 참이었다.

그날 이후 아내는 말도 하지 못한 채 병상에 누워 있다. 아내는 쓰러진 후 대학병원에서 1년 3개월 동안 입원해 있다가 집에서 2년 동안 남편의 간호를 받았다. 최장복 씨는 “병원에 오래 입원해 있다보니 퇴원하라는 눈치도 주고 내 손으로 돌보고 싶어 집에서 2년 간 간호했다”고 말했다. 그는 정성으로 간호를 했지만 거동이 불편한 아내의 몸에 욕창이 생기면서 요양원을 찾게 됐다. 현재 아내는 요양원에 입원해 있지만 요즘에는 상태가 악화돼 하루라도 가래를 제거해주지 않으면 얼굴이 크게 부을 정도다.

최 씨는 생계와 병간호를 병행해야 하니 근무시간이 비교적 탄력적인 택시 운전을 시작했다. 지금은 상태가 악화된 아내를 돌보는 데 집중하느라 일을 쉬고 있다. 그렇게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러 아내가 쓰러졌던 당시 8살 어린 딸은 어느새 여고생이 됐다. 하지만 아내를 살피는 그의 따뜻한 손길은 여전하다. 직접 사골국을 끓여 아내에게 먹여주고, 목욕시키는 것은 기본이고 아내의 머리칼을 잘라주기도 한다.

그가 보여주는 부부애에 이웃들이 감탄할 정도다. 이미숙 세안주택 부녀회장은 “요새 이런 사람 없어요. 아픈 집사람 지극정성으로 돌보는 게 어디 그렇게 쉬운 일인가요”라고 말했다. 이 부녀회장은 “어찌나 살림도 잘하는지 우리 집보다 깔끔하고 깨끗하다”고 했다.

정작 최 씨는 아내를 간호하는 것이 특별한 일이 아니라고 한다.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아요. 누구나 닥치면 하게 돼 있어요. 나없으면 이 사람이 죽게 생겼는데 어떡해요.”

묵묵히 아내를 돌보는 그이지만 가끔은 재미나게 사는 부부들을 보면 부럽기도 하다. 아내가 아프기 전 최 씨 부부도 싸웠다가도 금세 화해하는 그런 일상을 보냈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는 요양원에서 최 씨에게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연락이 왔다. 급히 요양원에 갔더니 아내의 상태가 좋지 않았다. 최 씨는 직접 가래를 뽑아주고 정성껏 아내를 보살폈다. 다음날 아내는 큰 고비를 넘겼다. 최 씨는 당시 상황을 담담한 듯 말했지만 눈시울이 붉어져 있었다.

이제 딸 최유라 양은 아빠를 걱정할 정도로 컸다. “엄마 돌보시는 것도 좋지만 아빠가 본인 건강도 챙기셨으면 좋겠어요. 아빠가 편찮으실까 걱정되거든요.”

최 씨의 집 안방에는 부부가 제주도로 신혼여행을 갔을 당시 사진이 큼지막한 액자에 걸려있다. 최장복 씨는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힘들 때나 서로의 곁에 있어주는 것이 결혼이라는 말을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