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짜 교육’에 목마른 엄마들이 스스로 우물을 팠다. 기독교 정신을 기반으로 한 대안학교 ‘시내산 기독학교’를 세웠다. 지난 3월 2일 개교식을 한 시내산 기독학교는 불과 15명의 학생이 함께하는 작은 학교다. 넉넉한 예산이 있을 리 만무하다. 이들의 뜻과 사정을 잘 알고 있는 동일교회(담임목사 이수훈)가 아이들을 위해 공간을 내어줬다.
중등과정에 있는 아이들은 이 학교에 입학을 하며 스스로 스마트폰을 손에서 내려놨다. 학교에 오는 길도 일정장소 이후엔 걸어서 와야 한다. 스마트폰으로부터 벗어나 자유함을 얻은 아이들은 등하교길 친구들과 대화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이른 아침 등교를 한 아이들은 기도와 묵상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학교와 학원을 오가느라 스스로를 돌아볼 시간조차 허락되지 않는 요즘 아이들에게 이 시간은 조용히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시간이다.
스스로 채우는 여백의 시간
아이들은 정규학교를 다니지 않기 때문에 수업은 검정고시 위주이지만 일반적인 학교처럼 아이들을 강제하지도, 서열을 매기지도 않는다.
4시 반 수업이 끝나면 아이들은 한 시간 동안 자기만의 시간을 갖는다. 책을 읽어도 좋고, 밖을 산책해도 좋다. 이 시간에 친구와 수다를 떨어도 되는 그야말로 자율적인 시간이다.
학부모이자 학교의 행정을 담당하고 있는 김지혜(38·원당동) 씨는 “이 여백의 시간은 아이들이 채워나가는 시간”이라며 “초반에는 너무 놀고만 있는 게 아닌가 싶어 걱정스러웠지만 아이들이 스스로 그 시간을 보람 있게 채울 방법을 찾아 나갈 때까지 기다리는 게 이 학교의 방침”이라고 말했다.
저녁식사 이후에는 기타나 태권도와 같은 취미활동을 한다. 이 역시 동일교회 성도들의 재능기부가 있어 가능한 일이다.
금요일 오후는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시간이다. 동네 청소를 하거나, 노인요양원 같은 사회복지시설을 찾아가 지속적으로 봉사활동을 한다. 틈틈이 스스로 농작물을 기르고, 화단을 가꾸기도 한다. 교복을 입을 것인가 말 것인가 하는 문제도 학교에서 정하는 게 아닌, 아이들 스스로 토의와 토론을 통해 정한다.
교인들 다양한 재능기부
교육에 관심 있는 엄마들은 최근 홈스쿨링이나 대안학교를 생각하지만 선뜻 나서기 힘든 이유는 바로 학비때문이다. 시내산 기독학교는 교사들이 사명감과 봉사정신을 바탕으로 교육기부 형식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기존의 대안학교보다 학비가 훨씬 저렴하다. 아직은 시행착오를 겪어가는 시기이다.
이 학교에 아이를 보내고 있는 김은미(38·읍내동) 씨는 “경쟁구도 속에 아이를 몰아넣어 교육하고 싶지 않아 기독학교 설립에 적극 참여했다”며 “아이가 학교에 다니는 걸 매우 즐거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내산 기독학교는 매년 초 신입생을 모집해 입학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학교에 기숙사도 세우고 커리큘럼을 더욱 체계화 해 대안학교로써 기틀을 다져갈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