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적 속박과의 힘겨운 싸움, 그리고 상처받은 시혼
얼음장 밑을 관류하는 거센 물줄기, 식민체제에 맞서다
33년~37년초
윤곤강 시인이 본격적으로 문단활동을 한 것은 학부를 졸업한 33년도 부터이다.
이 해부터 , 등을 통해서 적지않은 비평을 썼다. 이 당시 그는 강
한 현실참여 문학활동을 하여 카프 2차검거에 연루, 일제에 구금·수감되기도 하였다. 이 당
시 비평중 좥기계론의 청산좦은 에 4회에 걸쳐 연재 카프시가 부진한 이유를 일
제의 탄압과 함께 문화주의적 편향을 지적하며 실천적 전략을 강조, 원칙적인 문학관을 나
타냈다.
이러한 경향은 주로 그의 출신배경에서 비롯됐다고 보는 의견이 지배적인데, 그의 조부는
서산, 당진 부근에 1천5백석을 할 정도의 땅을 가지고 있었고, 부친 또한 건축업을 통해 상
당한 재산을 모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배경으로 인해 일종의 보상컴플렉스에 의하여 더욱
철저하고, 원칙적인 태도를 견지했다고 설명될 수 있을 것이다.
서평보다 한발 늦게 이루어진 시 작품활동은 30년대 후반기에 접어들면서 본격화 되었다.
36년 좥광풍좦, 좥대지좦, 좥바다좦 등을 차례로 발표했다. 이후 그의 시는 한해에 20여편이
쓰여졌다. 이 무렵의 시를 보면 매우 대담한 일제 식민지체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담겨
있다.
그의 작품 좥일기초좦는 좥7월 15일좦과 좥7월 16일좦 등 두개의 작품으로 되어 있다. 이
작품 후반부에는 ‘장수일기에서’라고 적혀있는데 이로 미루어보면 이 시는 윤곤강 시인이
광주학생사건에 연루되어 전북 장수에서 복역한 체험을 토대로 한 것이다.
그는 상당히 부지런한 시인이었다. 35년 이후 작품활동이 본격화 되면서 그는 한달에 두어
편 꼴로 시를 쓴 듯 보인다. 그것을 묶어낸 것이 제1시집 좥대지좦이다. 이 시집은 화자가
사는 땅을 ‘눈보라의 공격’속에 ‘명태같이 말라 붙은 곳’으로 노래한 좥갈망좦을 서두
에 실었다. 여기서 좥갈망좦은 “지상의 온갖 것을 겨울의 품”으로부터 빼앗을 ‘봄’을
고대하는 마음이다. 이 때의 겨울은 한해의 농사를 수탈당한 다음 맞는 계절이면서 그런 현
실에 직면하여 사는 식민체제하의 각박한 상황에 연결된다. 또 다른 작품 좥동면좦에서도
역사적 전망이라든가 사회개혁의 의욕이 강하게 나타나 있다.
시퍼렇게 얼어붙은 어름장
그러나! 귀를 기우리고 들어를 보렴
그 밑을 관류하는 거센 물줄기의 음향을
-중략-
단 하나밖에 없는 창살틈으로
겨울날 태양의 한줄기가 새어듬을 보고
내 사랑하는 친구들은 오늘도
누렇게 썩은 얼굴을 움직이고 있느니라
-중략-
그리하여 열화에 넘치는 태양이 눈 비시게 나리쪼일 그날을
너는 전신을 다하여 목격할 수 있으리니
오오 동면의 혼이여!
기지개를 켜고 부수수 털며 일어나는 실행의 힘이여
나는 이를 악물고 가슴을 조리며
네다리를 피가 흐를 때까지 챗죽을 가하련다
이 작품에서 부정적으로 노래되고 있는 것은 ‘시퍼렇게 얼어붙은 어름장’으로 집약되고
있는 ‘겨울’이다. 그 사나운 맹위 앞에서 화자의 친구들은 ‘누렇게 썩은 얼굴’이 되었
다. 그들이 기다리는 것은 ‘열화에 넘치는 태양이 눈부시게 나리 쪼일 그날’이다. 이 작품
의 화자는 그 힘의 원동력이 되는 것을 ‘실행’이라고 보았다. 여기서 겨울은 이미 지적된
것처럼 일제 식민체제하의 압박·착취의 시대를 가리킨다. 그리고 태양은 그것을 패퇴시키
는 힘의 상징이다. 그런데 그 힘은 “다리에 피가 흐를 때까지 채찍”을 가함으로써만 가능
하다. 즉 고통을 참고 어려움을 견디는 투쟁을 통해서 그것은 쟁취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의 시에는 관념이나 행동철학만이 독주하고, 같은 경향의 시인인 임화의 좥네거
리의 순이좦나 좥우리오빠와 화로좦에서 보여지는 읽는 이를 움직이게 하는 힘이 느껴지지
않는다. 이것은 명백히 이 시기 그의 시가 지닌 한계였다.
※참고문헌 「시와 진실」 「윤곤강 시선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