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판화작업을 하고 있는 김 억 작가.
▲ 판화작업을 하고 있는 김 억 작가.

넓은 작업실 가운데에 한 줄 가득 작품이 놓여있는 광경이 참 특이하다. 판화작품 잉크를 말리는 광경이다. 작업실 한쪽 벽에는 조각칼과 잉크, 다양한 크기의 롤러들이 가득하다. 목판화 작가라서 지저분하고 너저분 할 것 같았는데 깔끔하게 정리정돈이 잘돼있다.

동양화를 전공해서 일까. 판화가 김억의 작품은 산수화의 느낌을 준다. 또한, 그의 외모처럼 단아하고 깔끔하며 무언가 살아 움직이는 꿈틀거림도 느껴진다.

▲ 김 억 작가의 ‘화성-화홍운’ 인터뷰 전 우선 그의 작품을 감상했다. 강화, 도산구곡, 경주남산, 동강, 제주도, 화성 남한산성, 울산 태화, 옛 고구려, 백두산 등을 담은 작품들이다.

눈길 가는 데로 발길을 옮기다 보면 어느새 작품 속에서 관객은 소풍하고 있다. 김억 작가는 우리의 산천을 직접 돌아다니며 스케치하고 철저히 조사해 섬세하고 날카로운 칼끝으로 나무에 하나하나 새겨 가고 있다. 그는 역사소설가 박태순 씨(국토학교 교장)와 함께 국토순례를 하면서 우리나라의 역사와 그에 얽힌 세세한 이야기를 들으며 서민들의 삶과 시대의 풍경을 작품에 담았다.

▲ 김 억 작가의 작업실 풍경. 그의 생경한 경험을 토대로 제작된 작품을 감상하며 관객은 계곡의 굽이굽이, 산길과 들판, 공원과 산천을 누비고 다닌다. 김억 작가의 작품 속에서 우리는 옛 고구려도 백두산도 다녀왔다.

산수인물양물론에 의하면 자연이 사람의 성격을 형성시키고 사람을 만든다고 한다. 풍경, 자연의 변화에 따라 시대의 모습도 달라진다. 현대의 도시인들은 자연과는 전혀 상관없이 살아가니 장소 상실의 시대가 왔다고 한다.

김억 작가는 시대마다 풍경이 다르다고 한다. “자연주의시대의 풍경과 산업자본주의 시대의 풍경, 그리고 유교문화시대와 불교문화시대의 풍경은 각기 달라요. 자연은 그대로인데 사람의 생각과 삶이 다르니 풍경도 다르지 않겠어요. 앞으로는 가상공간의 시대가 다가올 거예요. 나의 풍경이 앞으로는 어떻게 변해 갈지 저도 모르죠.”

▲ 김 억 작가의 ‘울산 태화강 대곡천’ 자연은 그대로인데 풍경을 바라보는 눈과 생각이 다르니 풍경을 바라보는 시야가 다를 것이다.

김억 판화가는 당진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학교를 다녔다. 지금은 경기도 안성에서 직접 지은 목조 가옥에서 살며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때론 작은 농사도 짓고, 마을 공동체에도 참여한다. 홍익대와 동 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한 뒤 주로 작업에 몰두하며 지내고 있다. 우리국토를 발로 따라가며 마음에 담아온 풍경을 나무판에 촘촘히 깎아 그림을 찍어낸다. 2012년 나무갤러리에서 ‘김억의 국토-한강’, 2011년 한길아트에서 한 목판화가의 인문주의 ‘김억의 국토’, 2010년 포스코 갤러리에서 ‘김억의 국토’, 경북 영천의 시안 미술관에서 ‘풍경을 만지다-김억의 재구성된 풍경’ 이란 초대전을 열었다.

>> 작품소장

국립현대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 경기도립미술관, 제주 현대미술관 등에 소장됨

>> 맛집소개

쌍둥이 붕어찜 : 경기도 마둔 저수지에 자리 잡고 있는 매운탕집이다. 쌍둥이엄마가 직접 재배한 야채로 만드는 반찬이 특징이다. 붕어찜도 쌍둥이 엄마가 직접 조리한다.

■주소 -경기도 안성시 금광면 석하리( T 031-676-1922)

>> 작가가 자주 가는곳

석남사 : 석남사 사찰은 규모는 작지만 높은 계단을 오르는 풍경과 아기자기하고 조용한 풍경 운치있는 곳이다. 외지인들에게 덜 알려져 한적하니 사색을 즐기기에 좋은 곳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