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회 심훈상록문화제 심훈문학상에 최지애(서울 중랑구) 씨의 단편소설 ‘달콤한 픽션’이 당선작으로 선정됐다. 올해 처음 신설된 시 부문에서는 당선작은 나오지 않았고 ‘굴 따는 노인’을 쓴 이재흔(인천 남동구) 씨가 우수상을 수상했다.

당선작 ‘달콤한 픽션’은 20~30대 도시여성들의 연애와 결혼 등 그들의 사랑을 다룬 소설로 작가의 재기발랄함이 심사위원의 이목을 끌었다.

시 ‘굴 따는 노인’은 새만금간척지의 한 노인을 구성진 입담으로 표현해 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편 이번 심훈문학상에는 총 130여 편의 소설과 400편이 넘는 시가 출품돼 각축을 벌였다.

인터뷰 소설 부문 당선작 최지애 씨

“삶의 경험 소설로…현실에 빚진 작품”

단편소설 ‘달콤한 픽션’으로 심훈문학상 당선작을 차지한 최지애 씨는 서울에 사는 30대 미혼여성이다.

최 씨는 “인상적인 경험들을 기억하고 이를 확장해 소설을 쓰는 편”이라며 “그런 면에서 볼 때 ‘달콤한 픽션’은 많은 부분 현실에 빚을 지고 있다”고 말했다.

“제 또래인 30대 여자들의 연애와 결혼, 일상을 다룬 소설이에요.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사랑’에 관한 이야기죠. 사랑의 무게가 가볍게 치부되는 시대 속에서 어떠한 일이 있어도 사랑과 낭만은 지속돼야만 한다는 것을 젊은 감각으로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그는 현재 문화기획자라는 독특한 직업을 갖고 있다. 심훈 선생이 소설과 시 뿐만 아니라 영화 등 문화예술 전반에 재능을 보였던 것처럼 그도 문화예술 다방면에 관심이 많다. 지금은 문화매거진 <다른 내일>의 에디터로 활동 중이다.

자신의 삶 어느 부분이 소설로 될지 앞으로의 일상이 더욱 기대된다는 최 씨는 “심훈이라는 이름이 들어간 상을 받는다는 건 큰 영광”이라면서 “소설가의 시각으로 주변의 삶을 관찰하며 많이 공부하고 오래토록 글을 쓰겠다”고 말했다.

소설부문 심사평 “소설의 힘, 재기와 유쾌함 백미”

여러 편의 우수한 작품 중에서 심사위원들은 최지애 씨의 ‘달콤한 픽션’의 가독성과 재기발랄함에 서슴없이 지지를 표했다. 하지만 30대 도시여성의 일과 사랑을 다루는 ‘칙릿’ 장르의 범주에 있는 이 작품이 조금이라도 참신한가 하는 문제가 남아 있었다. 또한 이 이야기가 종국에 하고자 하는 말은 무엇인가 하는 문제도 남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가가 소설을 밀고 나가는 힘, 속도, 상황을 다루는 재기, 유쾌함 등에 압도되었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심사위원들은 이 작품을 당선작으로 정하는데 이견이 전혀 없었다.

오정희·김인숙 심사위원

인터뷰 시 부문 우수작 이재흔 씨

“타인과 다른 시선으로 관찰”

사진을 취미로 하고 있는 이재흔 씨는 “사진이 좋은 시를 쓸 수 있게 된 계기”라고 말한다.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선 남들과 다른 시각에서 보는 것이 중요해요. 나만의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을 고민해야 하죠. 사진을 찍으면서 사물의 이면을 보려고 노력한 게 시를 쓰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됐습니다.”

사진을 인터넷 블로그에 올리면서 사진과 함께 짧은 글을 써 함께 게재하기 시작했다. 이 씨는 “이번 수상을 통해 심훈선생의 사상과 정신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앞으로 더 좋은 작품을 위해, 그리고 심훈 선생을 알리는 데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시 부문 심사평 “섬세한 현장탐험 중량감 느껴져”

새만금간척지를 소재로 한 이재흔 씨의 ‘굴 따는 노인’은 구성진 입담과 섬세한 현장탐험으로 중량감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양식장에서 키운 굴을 따는 노인을 관찰하는 화자의 눈매가 매섭다. 말의 꾸밈과 씀씀이가 빛나며, 화자가 시의 전면에 나서서 “간기 잘 밴 새만금 갯벌의 등 굽은 말씀 하나 오래 읽고 있다”는 끝맺음이 이 시인의 시적역량을 증거하고 있다.

이근배·홍윤표·정은경 심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