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양·관광 등 목적 정확히 구분해 조성해야”고대면 당진포3리에 위치한 독일인 마을의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어 타 지자체의 성공사례를 분석해 독일인 마을 조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독일인 마을 조성사업은 지난 1960∼1970년대 외화벌이를 위해 독일로 건너간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 중 충청도 출신 교포로 구성된 재독충청회 회원들을 대상으로 추진해온 사업이다. 당진시는 이들이 정년 퇴직 후 고국에서 노후를 보낼 수 있게 건축과 생활여건을 독일식으로 꾸며 관광자원화할 계획으로 추진했다.
4개 가구 건축신고도 안돼있어
지난 2006년부터 재독충청회원들의 당진 방문과 더불어 독일 현지에서 사업설명회가 이어지는 등 조성사업에 박차를 보이는 듯 했으나 23개 가구 중 2개 가구는 건축주와 건축업자 간의 공사가격 협정 문제로 인해 건축이 장기간 중단됐다. 4개 가구는 당진시에 건축신고도 하지 않아 장기간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재 최종적으로 분양 완료된 가구 수는 17가구다.
본래 30세대 입주를 목표로 추진한 이 사업은 입주자 모집이 원활하지 못해 23세대로 축소 진행됐다. 당시 재독교포 대부분이 번 돈을 고국의 부모나 형제들에게 사용해 사업에 소요되는 막대한 비용을 감당하기가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당진포3리 유재길 이장은 “거주하는 사람들을 보기도 쉽지 않고 항상 비어있는 듯해 건물만 덩그러니 남은 단지일 뿐”이라며 “관광산업을 위해 만들어진 이곳이 주민들에게는 몇 년째 위화감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예감건축사사무소 이해운 소장은 “다른 지자체에서 발견된 문제점을 파악하고 같은 문제가 당진에서 발생하지 않도록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며 “현재 입주하지 않은 세대에 대한 대처 방안 과 독일인 마을의 정체성을 잃지 않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독일 국적 포기 어려워
독일인 마을이 실제로 조성되더라도 관광효과가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다. 독일 연금과 사회보장제도로 인해 독일국적을 포기할 수 없다는 게 교포들의 실정이다. 이들이 당진포3리 독일인 마을에 거주하는 기간은 6개월 남짓이어서 독일로 1년 이상 돌아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실제로 건축물만 남은 독일인 마을이 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관광자원으로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당진시청 투자유치팀 권창중 담당자는 “독일국적 포기는 독일교포 개개인의 손실로 이어지는 만큼 지자체에서 제재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독일인 마을의 활성화와 관리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독일인 마을이 관광자원으로 활성화 될 수 있도록 교포들과 지속적인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나 개개인의 사정과 일정이 맞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입주자들 중 독일국적을 지키기 위해 일부 독일에 있거나 개인적인 사정으로 건축에 문제가 생긴 이들, 입주 예정이지만 아직 건축신고도 되지 않은 이들 등 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현재 독일인 마을로 이름난 남해 의 경우 절반가량 독일 교포들이 남해에서 실제 거주 중이며 다른 절반은 독일에서 왕복하고 있다. 상주하는 사람들은 독일국적을 포기한 이들이지만 다른 이들은 독일의 막대한 연금혜택과 사회보장제도의 특혜 등을 잃지 않기 위해 한국과 독일을 왕래하고 있다.
이들이 독일에 머무는 동안에는 친척 및 가족들이 거주하며 주택을 관리하거나 따로 관리자를 두고 있다. 남해타임즈 강영자 기자는 “독일 교포들의 휴양지로 마련된 독일인 마을이 관광산업으로 돌아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독일인 마을의 연출효과 및 경관이 좋아 관광객 많이 몰려들고 있지만 고국에서 휴양하며 마지막 여생을 편안하게 살고 싶어 온 입주자들에게 관광객들은 불편 요소가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숙박을 원하는 관광객도 많아 펜션업자들이 들어와 독일인 마을 사업취지를 흔들어 놔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투기 등 철저히 대비해야
향후 독일인 마을의 사업목적변질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관광자원화가 이뤄짐에 따라 땅값 및 건물가격이 상승하면서 투기목적으로 변질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진시는 이를 우려해 5년 이내에 매매하지 못하도록 했으며 펜션사업 등을 철저하게 제재할 계획이다.
남해군 독일인 마을의 경우 2003년 입주가 시작돼 올해 10년 간 매매 금지가 풀릴 예정이며 곧 이같은 문제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강영자 기자는 “10년 간 매매가 되지 않던 시점까지는 독일인 마을이 안정적으로 진행돼 왔으나 이후 임대가 자유로워지면서 후세에게 넘어갈지 타인에게 양도될지 문제가 야기되고 있다”며 “국내 일반인들에게 매매가 이뤄진다면 독일인 마을의 본질이 무너질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영자 기자는 “당진의 경우에는 휴양지로서의 조성이냐, 관광지로서의 조성이냐를 정확히 판단해야 한다”며 “두마리 토끼를 다 잡기 위함이라면 관광목적의 세대와 휴양지목적의 세대를 분류해 별도 공간을 조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