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전문직(장학사) 시험 문제유출 대가로 돈을 수수하는 등 사실상 장학사직을 매관매직해 개인적 이익을 추구한 행위로 매우 중대한 범죄행위다.” (1심 재판장)
“죄를 저지른 직원들이 중형을 피하려고 나에게 죄를 뒤집어씌웠는데 재판부가 이에 눈을 감았다.” (김종성 충남도교육감)
지난 달 4일 1심 재판부(대전지방법원)는 지난해 치러진 충남도교육청 제24기 교육전문직 공개전형과 2011년 23기 시험에서 돈을 받고 시험문제를 유출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종성(64) 충남도교육감에게 징역8년에 벌금 2억, 추징금 2억8000만 원이 선고됐다.
누가 주도했나?
지난해 6월 어느 날, 김 교육감은 이동하는 차량 안에서 김 장학사에게 “이번 장학사 시험(24기)에서 김아무개 등 4명을 합격시키고 계열별로 합격시킬 사람들을 더 추천해보라”고 지시했다. 김 교육감은 “선거자금을 만들어 보라”는 취지로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김 장학사와 조 장학사는 즉시 만나 논의 끝에 논술평가 및 면접평가 문제를 특정 응시자들에게 미리 제공해 합격시키기로 결정했다. 이들은 노 장학사 등과 함께 미리 합격시킬 교사들을 선정한 다음 문제지를 건네주고 각각 1000~3000만 원을 받아 챙겼다. 이들은 모두 16명의 응시자들에게 문제지를 건넸다.
지난 2011년 6월 어느 날, 김 교육감은 이동하는 차안에서 김 장학사에게 “이번 시험(23기)에서 아산 사립학교에 있는 이아무개를 합격시키고 능력 있는 사람들을 추천받아 선거자금을 만들어보라”고 지시했다.
김 교육감은 같은 해 10월경에는 교육감실에서 김 장학사에게 “박아무개 등 2명도 이번 전문직 시험에 합격시키라”고 지시했다.
김 장학사는 당시에도 조 장학사와 상의 후 합격시킬 부정 응시자들을 추천받았고, 그 대가로 각각 1000~2000만 원을 받았다. 23기와 24기 시험에서 모두 22명을 부정 합격시킨 것이다.
이 과정에서 김 장학사는 합격시킬 대상자를 그때그때 김 교육감에게 보고하고 승락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교육감은 “지시한 사실이 없고 보고 받은 일도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검찰은 “수사결과 김 교육감이 직접 지시해 합격된 사람들은 모두 김 교육감의 선거운동원이거나 친한 지인들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받은 돈 어디로 흘러 갔나?
검찰은 23기와 24기 시험과정에서 수수한 돈이 약 3억여 원에 이르는 것으로 판단했다. 이 돈은 사건 경비 등을 제외하고 대부분 김 장학사를 거쳐 김 교육감의 측근인 이아무개 씨에게 전달됐다. 이 씨는 이중 일부는 입금 관리했고 일부는 김 교육감의 지시에 따라 땅을 매입하는 데 지출했다.
검찰은 수수한 돈 대부분이 이 씨를 통해 결국 김 교육감에게 건너간 것으로 판단했다. 반면 김 교육감은 “부정응시자들로부터 받은 돈에 대해서는 모르는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대포폰 누가 먼저?
김 장학사는 2010년 교육감 선거직후 김 교육감이 ‘편하게 통화하고 싶으니 핸드폰을 만들어 달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교육감이 지시로 타인 명의로 두 개의 대포폰을 만들어 김 교육감에게 건넸다는 것이다.
반면 김 교육감은 “김 장학사가 ‘교육감님과 둘이만 통화했으면 좋겠다’며 먼저 대포폰을 건넸다”고 반박하고 있다. 검찰은 “장학사가 상관인 교육감에게 먼저 대포폰을 건넸다는 것은 사회통념상 맞지 않는다”며 김 장학사의 주장을 인정했다.
김 교육감은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339회에 걸쳐 대포폰으로 김 장학사와 통화했다. 검찰은 “김 교육감이 차명폰으로 통상적인 수준을 넘어 김 장학사와 자주 통화한 것은 비정상적이고 은밀한 대화를 자주한 것을 의미하며 통화내역도 김 장학사 진술과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징역사는 것뿐이 없지 뭐”
지난 2월 김 장학사는 경찰에 출석해 범행을 자백했다. 경찰 조사 직후 김 교육감은 김 장학사를 대전 유성에 있는 한 모텔로 은밀히 불러 경찰조사 내용을 캐물었다. 당시 모텔방에서 김 장학사가 “(경찰조사에서)있는 사실대로 얘기를 했다”고 얘기하자 김 교육감은 “빼도 박도 못하게 됐다”며 “징역사는 것뿐이 없지, 뭐”라고 대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이를 김 교육감이 김 장학사로부터 경찰진술을 내용을 전해 듣고 범행 관여를 간접적으로 시인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김 장학사에게 9000만 원 건네
김 교육감은 두 차례에 걸쳐 총 9000만 원을 김 장학사에게 건넸다. 모두 현금이다.
김 교육감은 “김 장학사가 개인적으로 돈이 급하게 필요하다고 해 빌려준 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은 “김 교육감이 김 장학사를 회유하거나 부정응시자들에게 돈을 돌려주어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지급된 것으로 김 교육감이 사건범행 공모자임을 알 수 있는 정황”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육감과 김 장학사 어떤 관계?
김 교육감은 지인의 소개로 수 년 전 김 장학사를 처음 알게 됐다. 김 교육감이 보궐선거를 치르면서 두 사람은 급격히 가까워진다. 김 장학사가 선거자금 1억5000만 원을 빌릴 수 있도록 지인을 김 교육감에게 소개한 것이다. 또 김 교육감이 당선되도록 적극 선거운동을 벌였다. 김 교육감은 당선 이후, 김 장학사를 감사담당 장학사로 발탁했다.
그러나 돈독했던 두 사람이 서로 배신했다고 이를 갈고 있다. 김 교육감은 “믿었던 장학사들이 조직적으로 범행을 저질러 놓고 자신에게 누명을 뒤집어씌운 사건” 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 장학사는 “김 교육감이 처벌을 면하려고 책임을 나에게 전가시키고 있다”고 말한다.
재판부는 “조직폭력배도 아니고 배울 만큼 배우고 학생을 가르쳐온 선생들이 교육감이 시킨 일이라고 무조건 한다는 것은 믿기 어렵다”고 질책했다.
충남지역언론연합 심규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