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여년간 우리지역은 서해안고속도로 개통과 수도권규제 정책에 힘입어 1000여 개의 기업체를 유치하는 성과를 거뒀으며, 이를 기반으로 시승격을 이룩하는 감격을 누렸다. 하지만 이런 발전과 성과의 이면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시대적 화두가 경제민주화와 동반성장이었다. 이는 부자와 가난한 자가 함께 행복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발전 하는 것을 말한다. 즉, 지역의 구성원 모두가 더불어 사는 바람직한 경제생태계 조성이 경제민주화, 동반성장이다.

하지만 당진지역에 입주한 대기업과 협력업체간의 임금격차는 오래전에 산업도시가 된 포항시 등의 지역과 비교하면 그 격차가 매우 큰 편이다.

포스코는 CEO 산하에 동반성장사무국을 두고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동반성장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 결과 포스코 대비 협력업체 임금비율이 70~8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이밖에도 구매대금 현금지급 등 각종 동반성장 정책을 추진함으로써 협력업체가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경제생태계를 조성했다.

하지만 우리 당진의 실정은 이에 비해 현저히 미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에 따르면 현대제철 대비 협력업체의 근로자 초임은 67%, 평균임금은 51%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하지만 노동현장에서 느끼는 체감임금은 초임역시 50% 수준이라고 한다.

이뿐만 아니라 건설현장의 협력업체들에게 지나치게 낮은 공사대금을 지급하다보니 하청업체의 부도 및 근로자임금 지급불능으로 이어져 당진지역의 장비 업자들은 몇 개월째 장비대금을 못 받는 실정이 되풀이되고 있다. 그 금액이 수십억 원에 이르고 있지만 이에 대한 해결책이 보이질 않는다.

이런 상태가 계속 된다면 근로자들이 협력업체 취업을 기피하기 때문에 중소기업들은 끊임없이 인력난에 시달리고 당진시의 바람직한 발전과 성장에도 제동이 걸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평화(平和)라는 글자는 벼[禾], 즉 밥이 모든 입[口]에 골고루[平] 들어간다는 뜻을 담고 있다. 산업화와 경제성장은 정의로운 분배가 전제돼야 한다. 대기업 ‘갑’은 부를 독점하고 협력업체와 노동자 ‘을’은 늘 빈곤에 시달린다면 이것은 지역주민들이 피땀으로 일군 생계터전 위에 세워진 포악한 점령군의 요새일 뿐이다.

경제민주화와 동반성장은 다른 지역에서만 통용되는 단어이고 정책이 돼서는 안 된다. 당진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가로막고 새로운 사회적 갈등요인으로 대두된 이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지역의 새로운 현안으로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대기업과 협력업체간의 임금격차를 줄이고 상생하며 바람직한 경제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타개할 유일한 대안인 경제민주화와 동반성장 대책을 조속히 수립할 것을 당진시와 대기업에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