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FTA협상 진행에서 서로 양허안까지 교환하면서 양국정부는 철저히 농민들을 배제시켜 왔다. 정부여당은 한-중FTA를 중단할 생각도, 특별히 농민을 위해 재벌들의 초과이익을 배분시킬 마음도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당진시농민회가 선택한 것처럼 이제 농민이 스스로 판단하고 대응해야 할 판세인 것 같다.

중국 청도 야채도매시장에서 만난 배추상인 이씨는 10%의 판매마진율로 농민들로부터 매입한다고 밝혀 한국 상인들의 폭리 거래와 비교됐다. 특히 시장에서 만난 웽씨는 “FTA 체결로 기업이 돈 벌면 그것은 국가로 들어오기 때문에 국익으로 생각한다”고 말해 한국 재벌들의 독점이익과 비교됐다. 그동안 정부도 농민들이 최대 피해자라 인정하면서도 국익이라며 농민들의 희생만 강요해온 것이다.

지난 한-미FTA와 미소고기 협상 때도 국익이라며 비공개 밀실 협상한 결과 국익은 없고 재벌들 이익만 지키는 선에서 타결된 것이다. 이때도 농민들은 국익과 재벌들의 희생 제물로 바쳐지고 말았다. 그때마다 정부는 FTA  관련 대책이라며 재탕 삼탕의 지원 대책을 갖고 농심을 현혹시켜 왔다. 그리고 입만 열면 고품질 경쟁력으로 외국 농축산물과 경쟁할 수 있다고 세뇌시켰다.

소자본의 농민들이 농지와 농자재 값이 비싼 조건에서 어찌 대기업 자본가들과 경쟁할 수 있겠는가? 이번 중국현지에서 확인한 것은 한국의 전업농들이 중국의 대농들과 경쟁하기에는 이와 같은 농업여건이 불리하다는 사실이었다. FTA 체결 후에 관세가 폐지된 중국 농축산물이 한국으로 수입된다면 살아남을 토종농민이나 전업농은 없으며 우리농업 경영체는 기업재벌이나 카길 같은  초국적 자본에 먹히고 말 것이다.

정부가 지난 EU와 FTA추진할 때 농민들에게 앵무새처럼 떠벌렸던 것이 수입에 따른 물가안정과 수출증대를 통한 국익이었다. 그러나 지난번 발표에 의하면 한-EU FTA를 추진하면서 실질 GDP가 무려 7.61%나 추가상승 할 것이라고 떠벌였지만 FTA가 발효한 지 2년이 지난 지금 EU 수출은 오히려 1.4% 줄고 수입은 역사상 최고치를 매년 갱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제 정부의 보다 확실한 농업보호 식량안보 정책을 촉구하며 농민들도 한중FTA로 인한 농업피해에 대한 결단을 내려야한다. 무엇보다 분명한 건 한-중FTA는 소농들의 피해도 있지만 그보다는 중·대농들의 몰락과 피해가 클 것이라는 판단이다. 그래서 이번 한-중FTA 투쟁에선 소농들 보다는 대농들이 적극 나설 싸움이라는 것이 지난 중국답사 5일 동안 절절히 느낀 소감이다.

이제 농민들은 120년 전 갑오년에 농민들이 읊었던 ‘가보세 가보세 을미적 거리다간 병신되고 만다네’라는 경구의 의미를 깊이 되새기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