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해경제자유구역 송악지구의 예비사업자로 지정된 세계화상발전기금 한국법인(이하 세계화상)에 사업비를 투자하기로 확약했던 업체 관계자와 주민 측이 직접 통화한 결과 해당 업체에서 “투자를 확약한 적이 없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만일 이 관계자의 말처럼 투자확약서가 처음부터 없었다면, 세계화상이 수차례 160억 원 증자 약속을 어겨가면서도 주민들에게 곧 투자가 가능할 것처럼 ‘희망고문’을 해 온 것이 모두 거짓말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된 주민들은 “그동안 세계화상과 황해청이 주민들을 속이며 우롱해 온 것”이라고 분노하면서 황해청과 충남도를 상대로 피해보상을 요구하는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나섰다.
지난 19일 분노에 찬 주민들이 송악읍사무소 회의실에 모였다. 김정환 송악읍개발위원장의 주최로 긴급 대책회의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김정환 위원장은 지난 13일 당진시청 대외협력팀에 근무하는 중국인 직원에게 통역을 부탁해 세계화상에게 개발에 필요한 사업비를 투자하기로 확약했다는 태주절강기업가협회 진강비 부총재와 통화한 내역을 공개했다. (2면 참조)
투자확약서를 체결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진강비 부총재는 “지난해 한국에 방문했을 당시 서류에 사인을 한 것 같다”며 “하지만 “(투자확약서가 아닌)법적 구속력이 전혀 없는 의향서 같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지사정을 잘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섣불리 투자를 결정하는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못 박았다.
통화내역을 들은 주민들은 분노했다. 김교순 부곡1리 전 이장은 “(통화내용이 사실이라면) 황해청이 그동안 확실하지 않은 투자에 대해 마치 다 이뤄진 것처럼 현혹하면서 주민들을 우롱했다”며 “도의적 책임과 물질적 피해에 대해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만우 오곡리 주민도 “파산하거나, 경매에 넘어가는 등 그동안 주민들의 피해가 엄청난 상황에서 주민들을 완전히 무시한 것”이라고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주민들은 통화한 진강비 부총재가 신뢰할 만한 사람인지, 해당 통화내용이 진실인지 확인이 필요하며, 투자확약서 진위 여부부터 가린 뒤 신속히 대응해 나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권만중 부곡지구 대책위 사무국장은 “사실과 의혹 규명, 결과에 따라 감사원 감사를 비롯해 검찰 고발까지 염두하고 있다”며 “피해보상을 위한 예산확보를 강력하게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안에 대해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여러 차례 황해청 담당자와 통화를 시도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거나 담당자가 출장 중이라는 답변만 돌아왔다.
[주민 측에서 밝힌 통화내용]
수 신 : 진강비(陣鋼飛) 태주절강
기업가협회 부총재
발 신 : 당진시청 기획예산담당관
대외협력팀 OOO 주무관
통화시간 : 2014년 3월 13일
오전 11시52분
(약 7분 간)
통화내용 전문
당진-안녕하세요. 태주절강기업가협회 진강비 부총재님이신가요?
진강비-네 그렇습니다. 어디신가요?
당진-네 여기는 대한민국 충청남도 당진시 시청입니다. 저는 당진시 공무원 OOO입니다.
진강비-네 무슨 일로 전화 하셨나요?
당진-다름 아니고 몇 가지 확인할 사항이 있어서 전화를 드렸습니다. 죄송하지만 잘 부탁드립니다. 혹시 부총재님께서 작년에 대한민국 충청남도 당진시 송악지구에 방문하신 적이 있습니까?
진강비-네 그렇습니다. 친구의 소개로 가본 적이 있습니다.
당진-그럼 그 당시 선생님과 동행했던 유재민 송악FEZ(세계화상) 회장님과 송악지구에 관련된 투자확약서를 체결한 적은 있으십니까? 그 확약서는 어디에서 체결한 것입니까?
진강비-어디서 체결한 게 중요한 건가요? 제가 작년에 친구의 소개로 3박4일 정도 한국에 방문해 성이 유씨 인 사람을 만난 것 같기는 합니다. 그리고 뭔가 서류에 사인을 하라고 해서 한 것 같기는 한데, 그 당시 그 서류는 법적 구속력이 전혀 없는 의향서 같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당진-그렇군요. 지금 저희 시 관할에 있는 송악지구 토지 소유주께서 이와 관련해 시청에 확인요청을 하셔서 이렇게 전화드리는 것인데, 혹시 그럼 지금 진행은 어디까지 되셨습니까? 언제쯤 실질적으로 투자가 이뤄집니까?
진강비-저희는 장사하는 사람으로서 한국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에 가서 투자여건이라던가 현지 사정 등을 많이 보고 다닙니다. 작년에 한국에 방문한 것도 똑같은 목적이었습니다. 아직까지는 해외 투자자들에 대한 한국정부의 세제혜택, 그리고 당진시와 송악지구의 현지사정을 정확히 다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투자를 논한다는 것은 말도 안됩니다. 우리 투자하는 사람들은 수익이 보이지 않는 투자는 절대 안합니다. 또 요즘 한국과 북한의 정치적인 국면도 썩 좋은 편이 아닌데 그렇게 섣불리 투자결정을 하는 것은 더더욱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당진-네 그렇군요. 그럼 한국에는 몇 번 방문하셨나요? 유재민 회장님과는 오랜 친구이십니까?
진강비-한국 방문은 처음입니다. 유재민 회장이란 사람도 한국에 가서 처음 만난 사람입니다. 그때 유 씨, 정 씨를 만난 것 같은데… 제 학교 동창 중에 중국 조선족이 한 명 있는데 그 친구가 정 씨라는 사람을 잘 알더라고요. 하여 한국에 좋은 투자할 만한 곳이 있다고 해서 작년에 그냥 견학차 가본 것입니다.
당진-네 그랬군요. 그럼 혹시 당시에 저희 당진시에 오셨을 때 황해경제자유구역청에 방문하신 적이 있으십니까?
진강비-네 그때 송악지구를 보러 갔을 때 갔었습니다. 그때 당시 저희들에게 송악지구에 대해 브리핑도 해주셨는데, 통역관 한 분이 계셨던 것 같아요. 하지만 통역을 통해 구체적인 상황은 알아 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냥 투자가치가 어느 정도 있다고만 들렸습니다.
당진-그렇군요. 그럼 올해 정확히 투자는 할 수 있으십니까?
진강비-아뇨, 그쪽은 잠시 두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저희 쪽에서 확실한 정보와 투자가치, 그리고 수익성이 보장될 때만 투자를 합니다. 아직 잠정적으로 계획은 없습니다.
당진-네 오늘 감사했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진강비-네 안녕히 계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