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별히 관심을 갖지 않는 이상 시민 개인이 행정에 다가가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아직까지도 높디 높은 행정의 문턱을 낮추기 위한 방안을 여러 전문가들이 제시했다.
시청 게시판 실명제 풀어야
현재 시청 게시판은 한**, 김**, 이** 등 이름의 성만 알 수 있다. 완벽한 실명제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익명제도 아니다. 자유게시판은 하루 1건, 많으면 5건 정도의 글이 올라온다. 내용 중에 답변을 달라는 호소성 짙은 내용도 있지만 추후 글쓴이에게 충분한 답변을 하는지 알 수 없다. 참여연대 조상연 사무국장은 “당진시청 홈페이지에 가입해야만 글을 쓸 수 있다”며 “자신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가 홈페이지에 등록된 상황에서 속 깊은 말을 하기란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무늬만 주민참여예산제
지방재정법 개정으로 주민참여예산제가 2011년 부터 의무화됐다. 주민참여예산제란 예산편성을 위해 주민이 예산편성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하지만 주민참여예산제의 중심인 주민참여예산위원회는 법을 개정한지 3년이 지나도록 당진시에서는 가동되지 않고 있다. 대부분의 지자체도 비슷한 처지다. 하지만 이 제도를 활발하게 운영하는 곳도 있다.
울산 북구의 경우 총 165건의 제안사업 중 64건이 2014년 예산에 반영돼 99억 2000여만 원이 주민참여예산으로 반영됐다. 여기에는 폭넓은 동별 지역위원회 구성, 주민참여예산학교 시행으로 참여예산제에 내실화를 기했으며 11개월간 주민들이 예산편성에 적극 참여했다. 유명무실하다는 주민참여예산제지만 용산구, 군포시, 안산시, 수원시 등 각 지자체가 주민참여예산제 잡기에 분주하다. 당진시도 무늬만 있는 주민참여예산제가 아닌 속 알찬 제도로 정비돼야 할 시점이다.
위원회, 위촉 아닌 공모로
당진에도 각종 심의위원회가 많지만 실제 주민이 심의위원으로 참여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보니 위촉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당진시설치추진위원회 이준섭 전 사무처장은 “위원 선임을 위촉 아닌 공모제로 해야 한다”며 “전문성·대표성이 부족한 위원들의 의견을 들어 운영하다 보면 결국 악순환 된다”고 말했다. 심의위원회의 고질적인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목원대 행정학과 권선필 교수는 주민지역할당제를 추천했다. 즉, 지역 주민들이 심의의원회 위원을 추천하는 경우다. 이밖에도 지자체장이 아닌 시의원이 추천하는 방법 또한 제시했다.
정보공개청구 이용해야
행정은 폐쇄적일 수밖에 없다. 정보를 독점하다시피 소유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행정의 태생적인 한계다. 행정의 정보 독점에 대한 해결 방안으로 권 교수는 ‘정보공개청구’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보공개청구는 공공기관의 직무상 정보에 대해 시민의 정보공개청구서를 작성해 청구할 경우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 공개하는 제도다.
예를 들어 당진시 5대 범죄 혹은 당진시 홍보비 지출 등 시에 대한 감시 방안으로 정보공개청구를 할 수 있다. 이는 곧 행정의 불투명성과 폐쇄성을 넘어설 수 있는 방법이다.
선거철 목소리 내는 것도 방안
주민 개개인이 민원을 제기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당진시만 해도 17만 명의 시민이 있으며 지자체장과 행정가들이 시민 모두의 이야기를 다 들어줄 수는 없다. 그래서 곳곳에 만들어 지는 것이 단체다. 권 교수는 “단체를 활용해 의견을 표명할 수 있다”며 “특히 선거철인 요즘 이를 활용하면 좋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선거철을 맞이해 정당이나 정치인을 통해 의견을 제안하는 것도 행정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는 방안이라고 제시했다. 열린 토론회 지향해야 당진시 공원녹지기본계획(안) 주민공청회가 지난 8일 열렸다. 전문가, 관련 담당 부서 직원, 토지주들을 제외하면 주민들은 많지 않았다. 일부 주민은 “(주민 참석이 저조해)진정한 공청회가 아니다”라며 “계획안 가지고 공청회를 다시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공청회에 대한 홍보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곳곳에 플랜카드를 붙여놔 홍보도 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주민들의 참여는 적었다.
이인수 전 당진시번영회장은 “쉬쉬하고 뒤에서 부추기는 행정이 아닌 광장 토론으로 시민의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며 “여론을 수렴할 수 있는 토론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전 번영회장은 “지금 행정은 폐쇄적으로 자기가 결정하고 시민이 따라가는 방식”이라고 문제를 꼬집었다.
무슨 일이든 만장일치일 수는 없다. 하지만 갈등의 차이를 좁히고 합의를 이루기 위해서는 주민들이 좀 더 행정에 다가가기 쉽도록 문턱을 낮출 필요가 있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