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한 겨울을 지나 새싹이 고개를 들어 세상에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탄생의 계절에 비운의 죽임을 당한 지도자가 있었습니다. 저는 생전 노무현 대통령과 악수나 일면식도 없던 관계입니다. 그저 ‘노무현을 추모하는 당진 사람들’의 상임위원장일 뿐입니다. 저의 짧은 견문으로 어찌 노무현 대통령의 업적을 기술하겠습니까. 그의 진정성을 모두 담아 낼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는 정의가 국가를 바로 세운다는 신념 속에서 원칙과 상식이 지배하는 사회 구현을 꿈꾸었던 사람이었고, 국민을 사랑으로 대하고 사람이 먼저인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고자 노력했던 ‘서민 대통령’이었습니다. 그러나 재임 중 조·중·동 보수언론과 한나라당으로부터 끊임없는 악의적인 비난과 모욕을 당하며 탄핵 위기까지 있었습니다. 당시엔 상갓집에서 신발을 분실했어도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그를 조롱하는 황당한 사회적 분위기가 팽배했습니다.
건전한 정치적 담론과 여론을 형성하지 못하고 희안한 사회·정치 현상을 보였던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그들은 노무현 대통령을 비난하는 것을 지식인의 행동인 양 착각했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현재는 종편방송까지 가세해 정권의 비호를 받으며 국민의 이성을 마비시키고 있습니다. 방송은 국가안보인지, 정권안보인지 구분하지도 못하게 국민을 세뇌시켜 끊임없이 국민을 바보로 만들고 있습니다.
당시 주류 언론의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마녀사냥에도 불구하고 누구도 국가안보와 외교, 국가재정에 대한 걱정의 목소리는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참여정부가 국가경영을 안정적으로 수행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소비자물가는 안정돼 있었고 국민소득은 2만 달러를 넘겼고 외환 보유고도 약 3000억 달러를 쌓아 놓아, 다음 정권과 상관없이 어느 정도 버틸 수 있게 국가재정을 튼튼하게 만들었습니다.
또한 참여정부에서 처음으로 재난·재해·안보 등 국가 위기 발생 시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응 하는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시스템을 구축하고 국가적 재난·재해 대책의 상세 메뉴얼을 분야별로 만들었습니다. 여기에는 안보 86개, 재난 119개, 국가핵심기반 55개, 정보 및 기타 4개 등 총 272개의 메뉴얼을 통해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컨트롤 타워를 갖춰 놓았습니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은 노무현 대통령 지우기에 급급해 국가 재난·재해 대책 메뉴얼을 폐기하고 평화적인 남북관계를 파탄내 대결 국면을 유도하는 정치를 하게 됩니다. 이 정점에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타살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오늘날 세월호의 침몰에서 보여준 난맥상은 세월호 탑승자의 죽음이 5.18 광주민주화항쟁 당시 청년들의 죽음과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이 도대체 어떤 점이 다른지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올해에는 세월호 침몰로 그 아픔을 함께 한다는 뜻에 따라 서거5주기 추모행사는 노무현재단의 방침에 의해 자제됐습니다. 모든 희생자의 명복을 빕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돌아보니 모든 것이 눈물이 아닌 것이 없습니다. 작은 희망이 커다란 눈물을 닦아 준다고 믿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