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시가 ‘친환경 개발을 위한 업무처리 지침(이하 친환경 지침)’을 지난 1일 폐지하기로 결정하면서 당진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해 시민사회 단체가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당진시는 지난달 31일 ‘당진시 지역경제 활성화 위해 손톱 밑 가시 제거’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정부의 강력한 규제완화 정책에 따라 해안선 산지전용 거리 규제와 기업유치 면적 및 환경 위해 업종을 규제해 왔던 ‘친환경 지침’을 8월 1일부로 전면 폐지한다”고 발표했다.
환경문제 악화 우려
친환경 지침은 환경에 위해한 105개 업종을 제한하고 있으며, 산지전용 허가 기준을 비롯해 개별입지 제한, 가축사육 제한, 생태현황조사(비오톱지도) 활용과 소음·분진 예방 등에 대한 업무처리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당진시는 “그동안 정부의 규제완화 정책에 따라 (지침을 유지할) 법적 근거가 미약하고, 사유재산권 침해와 수도권 규제완화에 따른 기업유치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폐지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고 친환경 지침의 폐지 배경을 밝혔다.
하지만 난개발 방지를 위한 다른 방안을 마련해 놓지 않은 채 친환경 지침을 폐지함으로써 지역의 환경문제가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황성렬 당진환경운동연합 상임의장은 “난개발을 막을 최소한의 지침을 폐지하려 한다”면서 “친환경 지침 폐지 이후 환경문제에 대한 다른 대책도 마련하지 않은 상태에서 시민들의 의견도 묻지도 않고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의견수렴 않고 수렴했다 발표?
더욱이 당진시는 지난달 31일 9시경에 폐지를 확정하는 보도자료를 발표한 뒤, 같은 날 오후 2시에 이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해, 친환경 지침 폐지의 당위성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요식행위에 불과한 설명회가 아니냐는 비판도 잇따랐다.
이날 설명회 참석을 거부하며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한 시민사회단체의 유종준 당진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친환경 지침 폐지를 이미 결정했다는 보도자료를 아침에 배포하고 오후에 설명회를 열어, 마치 시민사회의 의견수렴을 한 것처럼 발표하는 것은 시민사회단체를 들러리로 세우려는 것”이라며 “김홍장 시장은 지난 5월 후보자였을 당시 시민사회와 ‘개별입지 제한, 계획입지 유도’ 항목이 포함된 풀뿌리 10대 민생공약에 대해 협약을 체결해 놓고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약속을 뒤집었다”고 말했다.
조재형 문화연대 부회장은 “난개발을 불러 올 수 있는 개별입지 제한 등을 폐지할 것이 아니라 이미 조성된 기존의 산업단지를 개발·육성하고 나머지 지역에 대해서는 환경을 보호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며 “시민들은 지나친 규제 완화를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형식적 폐지…난개발 방지할 것”
당진시 측은 이번 발표에 대해 무척 곤혹스러운 입장이다. 정부에서 규제완화를 계속해서 추진함에 따라 폐지를 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당진시청 기획예산담당관 공영식 기획팀장은 “현행법과 민원 등으로 친환경 지침 폐지는 계속해서 제기돼 왔던 문제로 더 이상 지침을 유지할 수 없는 막다른 상황에 다다랐다”며 “제도적으로 폐지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앞으로의 대책 및 방안에 대해 시민사회와 소통하고자 설명회를 개최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형식적으로 친환경 지침을 폐지해야 하지만, 환경단체를 포함한 민원종합실무심의회 등의 역할을 통해 실질적으로 난개발을 방지하는 것이 시정의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