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시립박물관 건립에 대해 몇 년 전부터 지금까지 많은 논쟁들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시민단체에서 반대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마치 면천면 발전을 가로막는 것처럼 여겨지는 듯해 짧은 생각을 적어본다.
면천은 면천읍성이나 향교가 증명하듯 예로부터 내포문화의 중심지였다. 또한 당진의 상징인 아미산은 면천이 가지고 있는 천혜의 자원이며 지금도 당진시민 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사람들이 찾아 올 만큼 아담하며 아름다운 산이다. 그리고 복지겸 장군과 그의 딸 영랑 아씨의 전설이 깃든 두견주가 진달래 축제를 통해 내려오고 있다.
바다에 인접한 다른 지역은 산업체가 대거 입주하며 성장을 이룬 것과는 다르게 면천면의 경제적 성장이 더딘 것은 사실이다. 이에 면천면민은 박물관과 같은 시설이 입주함으로써 읍성과 향교 등 전통적인 것을 함께 연계시켜 관광객 유치를 통해 지역 발전을 이루고자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본다. 때문에 이철환 전 당진시장을 비롯해 당진의 뜻있는 사람들과 면민들이 시립박물관 건립을 추진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이 사업에 있어 가장 큰 관건은 박물관의 내용이다. 박물관에 소장할 유물이 부실하면 면민들의 꿈은 물거품이 될 수 있다.
경주나 부여, 그리고 국립중앙박물관과 같은 역사성이 풍부하고 진귀한 유물이 많이 확보돼 있는 경우와 달리 우리가 쉽게 볼 수 있는 골동품 수준의 유물을 전시할 때, 그 상황은 달라진다.
대부분의 대형 박물관은 평소 접할 수 없었던 귀중한 유물 중을 계절마다, 그리고 필요할 때에 특별전이나 기획전을 열어 관람객에게 공개함으로써 많은 관람객을 유치하고 있다. 하지만 당진시의 실정이 과연 그럴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예를 들면 미술관에 김홍도 작품이 전시되는 것과 나와 같은 지방작가의 작품을 전시하는 것은 관람객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하늘과 땅 차이다. 비교하자면 그렇다.
각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해오던 각종 대형 사업이 처음에는 환상적인 장밋빛에서 시작된다. 거기에는 성과주의에 목맨 단체장과, 개발로 이익을 얻는 토건업자들이나, 땅을 가진 사람들이 대학교수까지 동원하며 온갖 감언이설로 사업을 시작하고 지역민들을 꿈에 부풀게 만든다. 그러나 이렇게 해서 과연 성공한 경우가 몇 군데나 될까? 그리고 지자체들이 시설을 유지·보수하기 위해 많은 부채를 떠안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결코 남의 일이 아닐 수 있다. 이렇게 시민들의 세금으로 막대한 예산을 들여 사업을 추진하지만 잘못될 경우, 책임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박물관은 기온이나 습도에 민감한 유물 때문에 건물만 달랑 짓는 것이 아니다. 내부적으로 많은 시설이 필요하고, 지속적인 유지와 관리가 필요하다. 또한 때에 따라 특별전이나 기획전을 열기 위해선 전통문화예술에 관한 전문 인력 역시 필요하다. 이에 따르는 예산이 만만치 않다.
현재 당진에는 문예의전당, 문화원, 문화예술학교를 비롯해 기지시줄다리기박물관, 합덕수리민속박물관 등 문화와 관련한 건물들이 많이 있다. 그러나 그 운영을 살펴보면 부족한 예산 때문에 부실한 면이 많다. 더구나 전문 인력은 찾아보기 힘들다. 알찬 내용과 필요한 전문 인력이 준비되지 않는 이상, 시립박물관을 건립해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면천은 당진에서 자연친화적인 곳이다. 이러한 여건을 잘 활용해 면민들이 자체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민속마을을 만들고, 두견주와 콩국수 등 토속음식으로 관광객을 유치함으로써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휴식과 여흥을 즐길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아미산과 면천읍성, 면천향교, 골정저수지 등을 돌아 볼 수 있는 올레코스를 만들고 자그마한 전시실을 마련해 민속공예품을 전시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면천면민들이 지금까지 많은 시간을 기다리면서 조급한 마음이 있겠지만 조금 더 생각하고 의논하면 더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편 당진시에서는 지금 계속되고 있는 논쟁에 시민단체가 반대해 허가할 수 없다는 미온적인 태도를 지양하고, 주민들에게 구체적인 계획을 설명해야 한다. 건물을 짓는 예산뿐만 아니라 향후 운영에 필요한 예산과 재정 확보방안, 대안 등을 마련함에 있어 어려움은 무엇인지를 고민해 면천면민들을 이해시켜야 한다. 하루 빨리 이 문제를 해결해 더욱 발전하는 면천면을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