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이 아름다운 이곳은 ‘청금리 방죽’, ‘봉교리 방죽’, ‘상오리 방죽’으로 동네 사람마다 자기네 마을 이름을 붙여 부르던 오봉제다. 주변엔 옥녀봉이 있고 방죽 건너편엔 소나무로 색깔을 입혀주고 남쪽엔 다랑이 논이 감싸 안은 곳이다.

나는 1970년대 초부터 6년여 동안 오봉제 상류 은빛모래에 금잔디를 입혀놓은 샙돌냇가를 건너 소나무고개와 홰나무 밑을 지나 오봉제 수로를 가로질러 미루나무가 쭉쭉 뻗은 거산국도로 중·고등학교를 다녔다.

봄·여름·가을·겨울 마다 등굣길의 모습이 늘 달랐던 그 시절 흰색 운동화에 나팔바지로 한 껏 멋을 부렸지만, 이곳을 지날 때면 붉은 황톳물에 누런 운동화로 변하고 바지 자락을 철부덕거리며 그렇게 친구들과 학창시절을 보냈다.

방죽 한가운데 우거진 숲을 가진 조그만 섬에 몰려갔다 몰려오는 이름 모를 새들의 모습과 쪽배에 서서 긴 장대로 노를 저어 고기 잡는 할아버지, 새벽안개 가르며 우렁 잡는 사람들, 겨울엔 꽁꽁 얼어붙은 방죽을 가로질러 황토색 흙 발자국을 내며 이리 저리 길을 오가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곳은 사계절 향기와 색색으로 출렁이는 파도가 있었고 섬이 있는 내 마음 속에 바다였다.

이제 그 곳에는 많은 변화가 찾아왔다. 거대한 준설선에서 뿜어져 나오는 황갈색 토사물로 아담한 언덕이 만들어졌고 그 언덕위에 멋쟁이 집들이 하나 둘 들어서고 있다.

아름다운 방죽이 언제부터인지 저수지의 기능을 하지 않는 낚시터로 변해 내 마음속의 추억은 잊혀 갔다. 마름으로 덮여있던 그 곳에 연꽃으로 바뀐 장관을 보면서 추억이 솔솔 새롭게 일어 난다.

물 아래와 물 위 마을의 틀모시 줄다리기, 솔뫼성지, 아미산과 서해대교가 근방에 있고 아름다운 연꽃이 춤추는 오봉제가 있다고 나는 뽐낸다. 내 고향이 그런 당진이라면서….

벌써 당진은 군에서 시로 발전했다. 우리는 이쯤 서둘러 명품도시로 향하는 준비에 의견을 모아야 한다. 공업발전 도시에 반드시 필요한 안락한 휴식공간을 만들어 살기 좋은 당진, 가고 싶은 당진을 설계해야 할 때다.

당진을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 아름다운 오봉제 근방을 쾌적한 주거공간, 휴식공간, 체육공간 등을 통해 복합문화공간이 만들어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