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연말 전시회 개최할 예정“초등학교도 못나왔는데 선생님을 만나면서 좋은 것을 배우고 있어요. 내가 그린 그림은 내 세상이에요. 더 젊었을 때 그림을 그렸더라면 훨씬 좋았을텐데 아쉬워요.”

뇌성마비 1급 지체장애인 김한선 씨(60)가 알아 듣기 힘든 말이지만 그림을 그리는 것에 대한 행복함을 전했다. 정말로 그림을 그리는 순간만큼은 그의 얼굴에 환한 웃음꽃이 피어오른다.

지난해 9월, 조인숙 작가의 재능기부를 시작으로 만들어진 당진시장애인복지관 수채화반 담쟁이는 현재 9명이 있다. ‘담쟁이’는 수채화의 의미를 담은 묽을 ‘담(談)’과 장애인의 앞 글자 ‘장’을 본 따 '담쟁이'로 바꾸어 뜻한다. 즉, 수채화를 그리는 장애인들이다.

대다수가 중증장애인들인 이들은 신체적인 활동이 쉽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림 실력이 뒤처지지는 않는다. 다만 시간이 다른 이들보다 조금 더 걸릴 뿐이다.

수업에 임하는 자세도 숙제를 해오는 태도도 으뜸인 정신장애 3급 배윤경 반장은 이제 그림을 선물할 정도로 실력이 일취월장 했다. 그는 요즘 그림 그리는 재미에 살고 있단다.

지체장애 1급 강종수 씨와 이국행 씨, 뇌병변장애 1급 민지영 씨는 그림을 그릴 손이 자유롭지 못해 입에 연필을 물고 그림을 그린다. 처음엔 입 주위와 목, 어깨 통증이 따르기도 했다. 하지만 입에 연필을 꾹 물고 그림을 그려나갔고 이제는 제 실력을 찾아가고 있다.

교통사고 이후 목 밑으로는 움직이지 못하는 이국행 씨는 “입에 연필을 물고 그림을 그리려니 처음엔 치아와 목이 너무 아팠다”며 “그래도 집에서 나와 그림을 그린다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된다”고 말했다. 또한 강종수 씨는 “그림을 그리며 ‘나도 살아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며 “그림을 다 그리고 나면 카타르시스를 느낀다”고 말했다.

현재 담쟁이 반은 매주 월요일과 수요일에 수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앞으로 완성된 작품을 모아 연말에 전시회를 열 예정이다.

강사 조인숙 작가는 “처음엔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수채화반이 잘 될지 걱정됐다”며 “하지만 지금은 이들의 열정에 오히려 내가 배우는 것이 더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