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못 먹고 못 입는 것이 한이 돼 어떻게 하든 배고픈 설움을 면해 보려고 서독의 광부로, 간호사로 파견돼 열대야를 참으며 일했던 지난 날들의 고생이 아직도 뇌리에 생생합니다. 좋은 제품 만들어 수출 길을 열어 보자고 밤잠을 설치며 일해 온 날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는 동안 우리는 과정보다는 결과를 중시했고 능률에만 얽매였습니다. 이로 말미암아 요즘 우리사회에 표출되는 문제점들은 감내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우선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갈등, 배고픔을 겪어본 세대와 못 겪은 세대의 차이, 전쟁을 경험한 세대와 그렇지 않은 세대 간 갈등은 물론이고, ‘나만 잘 살면 그만’이라는 이기주의와 날로 늘어나는 이혼율 그리고 청소년들의 자살까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습니다.

우리사회 도처의 병리현상을 보면서 우리는 과연 빌딩이 높아지고 고속도로가 넓어졌다고 좋아만 해야 하는지 의문이 듭니다. 선진국 대열에 진입했다고 좋아하는 동안 우리 국민들은 지난 4월16일 세월호가 넘어가는 안타까운 모습을 보고만 있어야 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꽃 같은 어린 영혼들과 함께 유명을 달리한 모든 분들의 명복을 빌며 다시는 이 같은 일들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 우리는 생명과도 같은 기본과 원칙을 중시하고 ‘나 하나쯤이야’ 하는 안전 불감증을 없애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뿐만 아니라 대충대충 빨리빨리 처리한 모든 일은 언젠가 세월이 흐른 후에 꼭 그 댓가를 혹독하게 치르게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옛말에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이 우리 모두의 책임임을 깨닫고, 잘못된 관행들을 바로 잡아야 합니다. 이제라도 원칙이 통하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고, 성숙한 시민의식 함양을 위해 팔을 걷어 붙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