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31호 기획보도 ‘조례’ 자치 부문에서는 주민자치회와 주민참여예산제, 위원회 등에 대해 주로 대화를 나눴다. 자치 분야의 범위가 넓은 만큼 이번 호에서는 시의회 관련 조례 등 그밖에 자치 부문의 조례를 더 짚어 보고자 한다. 자치 부문에서는 특히 조례가 제정돼 있지만 지켜지지 않는, 유명무실한 조례들이 많이 지적됐다. 또한 책임감 없는 연구 용역의 남발 등이 문제점으로 꼽혔다.

조상연: 당진시 의정동우회 육성지원 조례나 지방행정동우회 지원 조례의 경우 전형적인 5줄짜리 조례다. 단체에 보조금을 지원해 주기 위한 조례로, 이번 지방재정법 개정에 따라 법으로 명시된 단체 이외에는 보조금 지급이 상당히 제한되기 때문에 폐지가 필요한 조례라고 생각한다.

이인수: 조례로 굳이 두 단체 지원에 대해 명시할 필요까지는 없다고 생각한다.

조상연: 당진시의회 의원 공무국외출장 규칙에 따르면 시의회 홈페이지에 심의위원회 회의록과 출장 내역에 대해 공개하도록 돼 있다. 심의위원회에서는 국외 출장 계획서를 평가하고 이에 대해 논의해야 하지만 회의록을 살펴보면 그런 내용이 거의 없다. 심의위원회 구성도 투명하고 공정하게 이뤄져야 한다.

이인수: 국외 출장 사전에 계획을 검토·심의해야 하는데 제대로 심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다.

조상연: 당진시의회 회의 규칙이 있다. 여기에 “의장은 위원회에 회부된 조례안에 대하여 5일 이상의 기간을 정하여 그 취지, 주요내용, 의견제출에 관한 사항을 공보나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 게재하는 방법으로 예고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구속력이 없이 “할 수 있다”고 돼있어 강제성이 없다. 강원도의회 규칙에는 개원 전에 입법예고하도록 돼 있다. 시민들을 위해 참고할 필요가 있다. 많은 조례에서 ‘~할 수 있다’는 식의 양허조항을 흔히 볼 수 있다. 이는 해도 되고 안해도 되는, 책임을 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쓰이고 있어 조례에도 ‘해야만 한다’는 강제성을 부여해야 한다.

이인수: 당진시 용역시행 절차 및 관리 조례에 따라 과제사전심의위원회를 구성토록 돼 있는데 구성을 살펴보면 “위원회의 당연직 위원은 기획예산담당관, 농정과장, 문화관광과장, 환경정책과장, 건설방재과장, 도시과장이 되고, 위촉직 위원은 시의회에서 추천하는 시의원 3명, 각종 용역에 관한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자 중에서 시장이 임명 또는 위촉해 13인 이내로 구성”하게 돼있다. 대부분 행정관료 위주로 꾸려지다 보니 용역 발주처인 행정 입맛에 맞게 용역 결과가 나타난다. 심의위원회에 전문가와 시민참여를 높여야 한다.

조상연: 조례에 용역 결과에 대해 평가하는 항목은 빠져있다. 심의 과정과 평가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책임감 없는 연구용역이 계속 이뤄지고 혈세가 낭비되고 있다. 세종·충남·아산·서산 등의 경우 조례에 용역 결과를 평가해야 하는 항목이 포함돼 참고할 만하다.

이인수: 당진시 열린민원법정 운영 지침은 거의 운영된 적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당진시 반운영 규칙도 마찬가지다. 매월 반상회를 하게 실시하게 돼있지만 시민 대부분이 반상회를 하지 않는다. 운영하지 않을 거면 폐지하는 게 낫다.

조상연: 정보공개청구 시, 비공개 요건과 절차를 강화해야 한다. 서울시에서는 정보공개 시 비공개 처리할 경우 위원회를 소집해 결정해야만 한다. 각종 행정 정보에 대해 “~만 공개할 수 있다”에서 “~이외에는 공개해야 한다”로 바뀌어야 한다.

<편집자주> 현재 당진시에는 303개의 조례가 제정돼 있다. 하지만 지켜지지 않는 유명무실한 조례도 많고, 개정이 필요한 조례 역시 많다. 헌법에서 자치입법권을 보장하면서 조례는 지방자치의 꽃이지만, 시민들은 이를 밀접하게 느끼지는 못하고 있다. 이에 당진시대와 당진참여연대는 기획보도 ‘조례’를 공동으로 기획해 분야별 자문위원 및 시의원들과 함께 당진시의 조례를 분석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꼭 필요하지만 없는 조례, 제정돼 있지만 실효성이 없는 조례, 개정이 필요한 조례, 폐지해야 할 조례 등을 찾아내고 타지자체의 사례를 발굴해 개선 방향을 제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