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박진애 선생님은 올해 첫 발령을 받아 고산초등학교에서 교직생활을 시작한 새내기 교사입니다. 1학년 1반 담임교사를 맡고 있는 박 선생님은 막 입학한 아이들과 함께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경기도 남양주시 출신인 박 선생님은 자연 속에서 뛰어놀며 맑고 건강하게 자라는 아이들을 통해 느낀 교직 이야기를 <당진시대>에 전해주셨습니다.
“선생님, 저는 학교 오는 것이 좋아요. 학교는 무서운 곳인 줄 알았거든요. 근데 생각보다 재미있어요.”
1학년 1반 1번인 훈이가 지난 금요일 수업이 끝나고 돌봄교실로 가는 길에 내게 해 준 말이다. 훈이는 유치원 선생님이 잘못된 행동을 고쳐주면서 늘 “학교에 가서도 계속 개구쟁이로 남으면 무서운 선생님을 만나 혼이 날 것”이라고 했단다. 그래서 학교에 가면 무서운 선생님만 있을 거라 생각했다는 것이다.
1학년 1반 아이들을 처음 만나기 전날 밤, 잠이 오지 않았다. 급훈은 무엇으로 정할까? 자리배치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모둠 구성은 어떤 기준으로 할까?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자기주도적으로 행동하면서 긍정적인 가치관을 형성할 수 있을까? 내 앞에 놓여진 과제가 산적해 있는 것 같았다. 그도 그럴 것이, 나는 올해 갓 발령 받은 초임교사이기 때문이었다.
걱정 반 기대 반으로 맞이한 아이들은 그들 나름으로 눈빛을 반짝이며 나를 탐색했다. 유치원을 졸업하고 초등학교라는 공간에서 처음 만나는 선생님에 대해 아이들도 기대와 걱정이 앞섰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저런 걱정이 무색하게 나는 그 아이들과 단번에 사랑에 빠지고 말았다.
오랜 시간 도회지에서만 생활했던 내게 첫 발령지인 고산초등학교는 많이 생소했다. 산자락 아래 자리 잡은 자그마한 건물, 그 속에서 꿈을 키워가는 힘찬 아이들, 먼지바람 속에서도 환호성을 지르며 운동장을 뛰어다니는 아이들의 웃음소리 속에서 학교 건물도 따라 웃는 것처럼 보였다. 고산초등학교는 내가 보고 경험했던 여느 학교들과는 뭔가가 달랐다. 이 학교에는 뭔지 모를 풍요로움이 있었다.
아이들은 그을린 얼굴 속에서 햇살같은 미소를 짓고 있었고 건강함으로 발걸음이 가벼워 보였다. 교사들의 인자한 미소 속에서도 여유로움이 느껴졌다. 그것은 학생과 교사가 서로를 인정해주는 관대함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것을 약간의 시간이 흐른 뒤에 알 수 있었다. 아이들과 선생님들의 미소를 관찰하다가 어느 순간, 내 얼굴에도 살금살금 미소가 지어지고 있음을 시나브로 깨닫게 되었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아침 8시30분이면 드르륵 교실문이 열리며 알토란같은 우리반 아이들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하고 싶은 말도 많고, 먹고 싶은 것도 많은, 저마다 앞니가 두어 개 빠진 1학년 1반 우리반 아이들은 오늘 선생님이 무얼 가르쳐주실까, 눈을 빛내며 칠판을 바라본다. 하지만 아이들은 모르고 있는 것이 있다. 어른들이 아이들을 키우는 것만이 아니라 아이들도 어른들을 키워주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아이들의 질문과 기대 속에서 어느 순간 성장을 멈췄던 내 마음의 키가 자라고 있다.
“학교에 오니 선생님도 기분이 좋구나. 밝고 씩씩한 우리반 친구들과 함께 할 수 있고, 맑은 공기 속에서 너희와 함께 웃을 수 있어서. 항상 맑고 밝고 그리고 푸르게 자라자. 1학년 1반 친구들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