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하세요. 후~”

삐-빅-

“이쪽 알코올 감지됐습니다.”

지난달 30일 저녁 7시 경. 왜목마을 입구에서 진행된 음주단속 현장에는 긴장감이 맴돌았다. 기계에서 흘러나온 ‘삐-빅-’ 소리에 차에서 내린 40~50대 남성들이 음주측정을 위해 순찰차로 발을 옮기는 순간 술 냄새가 확 풍겨왔다.

경찰은 술잔을 내려놓은지 얼마나 됐냐고 물었다. 운전자는 5분이라고 답했다. 입 안에 남아있는 알코올을 없애기 위해서는 음주를 한 뒤 20분이 지나야 한다. 운전자와 일행들은 어두운 얼굴로 한 쪽에 모였고 저마다 휴대폰을 꺼내 이 상황을 주변에 알리기 시작했다. 몇몇은 자리에 앉아 한숨만 내쉬었다.

운전자는 초조한 얼굴로 경찰에게 연거푸 생수를 요구했다. 경찰은 “입을 행구는 용이지 마시라고 주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지만 운전자는 물을 달라며 연신 목소리를 높였다. 만취한 상태로 보이는 일행 한 명은 “내가 한 번 불어 본다”고 나섰다. 이들과의 실랑이가 길어지자 경찰은 공무집행방해에 해당된다고 으름장을 놨다. 이들은 한동안 잠잠히 있었다.

주어진 15분의 시간이 흘렀다. 경찰은 순찰차에서 호흡측정기를 꺼냈고 운전자의 입에 물렸다.

“후 하세요. 후”

하지만 기계는 작동하지 않았고, 경찰은 “들이마시면 안 된다”며 “부세요. 더-더-”를 거듭 운전자에게 말했다. 긴 기계음이 들렸고 혈중 알코올 농도 0.08%이라는 수치가 측정됐다. 현행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으로 입건돼 형사처벌은 물론 면허취소·정지 등의 행정처분을 받아야 하는 수치다.

“맥주 딱 한 잔 마셨어요”

또 한 쪽에서 ‘삐-빅-’ 소리가 울렸다. 이번에는 여성운전자다. 그는 검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맥주 딱 한 잔”이라고 말했다. 연신 어색한 웃음을 경찰에 지어 보이며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는 “정말 딱 한 잔 했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그는 면허증을 소지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과거에는 면허증을 소지하고 있지 않았을 시 ‘운전면허증미소지’로 과태료 부과 대상이었지만 규정 변경으로 현장에서 조회가 가능해 과태료 부과 대상은 아니었다.

여성운전자와 남성 일행은 한 쪽에서 수심 가득한 얼굴로 초조하게 시간이 흐르길 기다렸다.

“호흡은 딱 한 번. 길게 천천히 후~ 부시면 됩니다. 입에 무세요. 자, 후~ 하세요.”

기계는 잠잠했다.

“숨이 안 들어가면 다 압니다. 풍선 불듯이 부세요. 자, 다시 후~”

그래도 잠잠했다.

“처음이라서 해본 적이 없어서. 죄송합니다. 죄송해요. 이번엔 잘 해볼게요.”

길게 숨을 내쉬자 기계는 훈방조치 수준인 0.03%의 수치를 나타냈다. 초조했던 얼굴이 순간 밝아졌고 경찰에게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를 말하며 일행과 함께 떠났다.

“안 마셨다 → 막걸리 한 잔 마셨다”

음주단속을 시작한 지 1시간이 얼추 지났을 무렵, 또 다른 운전자에게서 알코올이 감지됐다. 두 명의 남성이 내렸다. 이들은 경찰에게 “술을 마시지 않았다”며 “어제 저녁에 많이 마셨다”고 말했다. 경찰은 기계가 예민해 감지됐을 수도 있다며 이들에게 위로 섞인(?) 말을 전했다. 하지만 운전자는 이내 “방금 막걸리 딱 한 잔 했다”고 실토했다. 이 운전자는 0.0008%가 나와 훈방 조치됐다.

2시간 여 동안 음주단속이 진행되면서 3명의 운전자가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았다. 두 운전자는 훈방이었지만 한 운전자는 면허정지 또는 취소 수준으로 거하게 술 한 잔 하고 운전대를 잡았다. 잠재적 살인행위라고도 불리는 음주운전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안타까운 생명을 앗아간 제2의 크림빵 사건이 곳곳에서 우려되는 것이다.

[단속 현장에서 만난 경찰들]

욕설에 인격모독까지…

음주단속 천태만상어둠이 내려앉은 도로 위에 빨간 지시봉이 번쩍거린다. 소형차부터 버스, 대형차량까지 많은 차가 도로를 오갔다. 그 길 위에서 경찰은 음주감지기를 손에 들고 차량을 세웠다. 얼핏 보아도 위험해 보이는 현장이다. 단속 중인 경찰을 치고 달아났다는 사건이 머릿 속에 떠올랐다.

경찰들은 안전 위협뿐만 아니라 운전자들로부터 욕설을 비롯해 인격적인 모독에도 노출돼 있다. 한 경찰은 “하루도 욕을 안 먹는 날이 없다”며 “부모님을 동물로 표현하는 등 인격적인 모독도 예삿일”이라고 씁씁해 했다. 또 음주운전을 하지 않았음에도 지나가며 “짭새들아 왜 여기서 음주운전 측정을 하고 그러냐”며 “나 술 안마셨다 봐라”하며 약올리는 경우도 있단다.

“위험하죠. 차에 치이는 경우도 있고 음주운전자들과 몸싸움 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그래도 매일 같이 음주운전 단속을 합니다. 검거 목적보다도 곳곳에서 음주단속을 해야 조금이나마 더 조심하고, 음주운전을 예방할 수가 있기 때문이죠.”

음주운전이란?

법률에서는 운전자의 의무로, 누구든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 등을 운전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도로교통법 44조 1항). 자동차 등에는 건설기계관리법에서 규정한 건설기계 외의 건설기계도 포함된다. 경찰공무원은 교통안전과 위험을 막기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거나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 등을 운전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을 때에는 운전자가 술에 취하였는지의 여부를 호흡조사에 의해 측정할 수 있으며, 운전자는 이에 응해야 한다(44조 2항). 음주 측정의 결과에 불복하는 운전자에 대해서는 동의를 얻어 혈액 채취 등으로 다시 측정할 수 있다(44조 3항).

음주운전의 기준은 혈중 알코올 농도 0.05% 이상이다(44조 4항). 이에 저촉되거나 음주 측정에 응하지 않은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고(148조의 2), 운전면허 정지나 취소의 사유가 된다. 혈중 알코올 농도 0.1% 이상이면 면허 취소, 0.36% 이상이면 구속의 사유가 된다.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고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에서 피해자의 뜻에 관계없이 공소를 제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편, 음주운전에도 3회째 적발되면 무조건 운전면허가 취소되는 삼진아웃제가 적용된다.

음주운전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3년 이내에 2회 이상인 사람, 5년 이내에 3회 이상인 사람, 5년 이내에 2회 이상 처벌받고 3회째에 혈중 알코올 농도 0.1% 이상인 상태에서 무면허로 운전하다 적발된 사람, 음주운전으로 면허 취소 또는 정지 상태에서 또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사람은 구속 처리된다. 또 혈중 알코올 농도 0.36% 이상인 음주운전자는 적발된 전력이 없더라도 구속 처리된다.

참고 : 네이버 백과사전